한시 107

임은 하늘로 / 연암 박지원

임은 하늘로 / 박지원 한 이불 덮다가 이별한 지도 잠깐 어느새 천년이 된 듯하다 먼 하늘 떠가는 구름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대 다시 만나려고 오작교 기다릴까? 은하수 서편가 달은 배 같다 悼亡 同床少別已千年(동상소별이천년) 極目歸雲倚遠天(극목귀운의원천) 後會何須烏鵲渡(후회하수오작도) 銀河西畔月如船(은하서반월여선) 박지원 : 1737.3.5~1805.12.10 조선 후기의 문신 실학자이자 사상과 외교관 소설가이다 본관은 반남 자는 미중 또는 중미 호는 연암 연상 열상외사 이고 시호는 문도이다 1765년 처름 과거에 응시하였다가 낙방했으며 이후 과거를 단념하고 학문연구와 저술에 전념하였다 과거에 여러번 낙방한 후 학문연구와 청나라의 신문물에 관심을 두었다 정조 즉위 후 여러번 학문과 문장력으로 추천받았지만..

한시 2024.02.17

뒤에야 / 진계유

뒤에야/ 진계유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일을 돌아 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마음을 쏟은 뒤에야 평소의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然後 -뒤에야/ 陳繼儒 靜座 然後知 平日之氣浮 守默 然後知 平日之言燥 省事 然後知 平日之費閒 閉戶 然後知 平日之交濫 寡慾 然後知 平日之病多 近情 然後知 平日之念刻

한시 2024.01.27

새해에 대한 기대와 기쁨을 노래한 시/ 寒山子

歲去換愁年 春來物色鮮 山花笑綠水 巖樹無靑煙 세거환수년 춘래물색선 산화소록수 암수무청연 蜂蜨自云樂 禽魚更可憐 朋遊情未已 徹曉不能眠 봉접자운락 금어갱가련 붕유정미이 철효불능면 해가 가면서 시름도 몰고 갔네 봄이 오매 만물의 빛도 고와라 산에 핀 꽃은 푸른물 보며 웃고 바위의 나무는 푸른 연기 속에 춤춘다 벌, 나비는 마냥 그럽다 노래하고 새, 물고기는 더욱 사랑스러워 보이네 벗 삼아 노는 정 끝이 없나니 밤을 지새우며 잠들줄 모르네 중국 당나라 때의 전설적인 은자로 알려진 한산자의 시다 그는 천태 시풍현에 있는 한암의 깊은 굴속에 기거하며 시를 지어 숲속의 석벽과 마을 인가의 마루벽에 적어 놓았는데 그것이 세상에 전해지면서 이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이 시문은 한 해가 가면서 그 해에 있었던 온갖 시름까지 몰..

한시 2024.01.27

청산 /예장송경

靑山 / 豫章宗鏡 靑山不墨千年屛 流水無弦古琴 千江水千江月 萬里無雲里天 청산 / 예장종경 청산은 먹으로 그리지 않은 천 년의 병풍이요 흐르는 물은 줄이 없는 거문고이어라 천 강의 물에 달이 비치니 천 개의 달이요 만 리 하늘에 구름 걷히니 만 리 하늘이어라 예장종경: 송대의 고승 나한의 한 분으로 자비와 지혜가 깊고 넓었다고 전해 온다 조선초기 고승 함허득통선사가 편찬한 금강경-오가해에 종경선사의 제송이 곳곳에 덧붙여져 있어서 종경선사의 인물됨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 靑山은 종경선사 고승이 지은 禪詩 이다

한시 2024.01.21

가을밤 산속에 머물다 / 施肩吾(시견오)

幽居正想餐霞客 夜久月寒珠露滴 유거정상찬하객 야구월한주로적 千年獨鶴兩三聲 飛下巖前一枝栢 천년독학양삼성 비하암전일지백 고요한 곳에 머무니 안개 마시는 천하객이라 밤은 깊고 달빛은 찬데 이슬방울 떨어진다 천 년 외로운 학, 울음소리 두세 번 들리더니 바위 앞 잣나무 가지에 날아와 내려 앉는다 안개 자욱한 깊은 산 속에서 이슬을 마시며 생명력을 기르는 선은의 유유자적한 삶의 모습이 고고한 학의 모습으로 은은하게 드러나는 한 폭의 산수화다 시견오: 780~861 중당시대 시인이자 도가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다 작자의 자은 희성이고 호는 동재 서진자로 불렸는데 목주 분수현 지금의 저장성 항저우가 고향이다 집안이 가난해 어린 시절 오운산 화상사에서 불학에 입문했고 동향의 서응과 함께 안은사에서 四書등의 유가 경전을 공..

한시 2024.01.21

尋胡隱君(심호은군)그대를 찾아가다 /고계

渡水復渡水 看花還看花 春風江上路 不覺到君家 도수부도수 간화환간화 춘풍강로산 불각도군가 물을 건너고 또 물을 건너고 꽃을 보고 또 다시 꽃을 보면서 봄바람 일렁이는 강둑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문득 그대 집에 다다랐네 어느 봄날 온갖 꽃으로 수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강둑길을 걸어 은둔해 사는 친구를 찾아가는 모습을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이 그림 같은 시는 온 산과 들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한 봄날 아름다운 자연에 한 껏 심취해 무아지경이 된 채로 겅둑길을 걸어 벗의 빕에 도착하는 광경이 눈에 선한 시이다 고계 : 자는 계적 호는 청구자 조상은 발해출신으로 지금의 개봉으로 내려와 살다가 북송이 멸망하자 항주를 거쳐 오군으로 옮겨가 살았다 원나라 말엽의 혼란기에 태어나 명나라가 건국할 때 태조 주원장..

한시 2024.01.21

매화/ 방효유

微雪初消月池 離邊 遙 見兩三枝 미설초소월반지 이변요견양삼지 淸香傳得天心在 未許尋常草木知 청향전득천심재 미허심상초목지 잔설이 스러지는 밤 연못에 달이 비치는데 울타리 저편에 두어 송이 매화 피었네 맑은 향은 하늘의 마음을 전함인가? 여느 초목들이 그 고결함을 어찌 알 수 있을까 방효유: 1357~1402명나라 초기의 유학자이며 사상가로서 절강 영해 출신이다 그의 대표 저술인 주례변정은 영락제에 의해 소각됐지만 손지재집 24권 방정학문집 7권등의 저서는 온전히 전해져오고 있다 방효유는 장흥지주 유공인지무언이요 유공인지무언이요 장망지두는 유공인지유언이다 흥하는 군주는 남이 말을 해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망하는 군주는 남이 무슨 말을 할까 걱정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1402년 연왕 즈체가 조카인 건문..

한시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