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가을이 오는 소리였네 / 청수
며칠 전부터 한밤중에 들리는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 같기도 하고
작은 새가 우는 소리 같기도 하여
처음에는 듣기 좋았는데
잠결인지 꿈결인지 분간이 안 가다가
점점 시끄러워서 잠에서 깨어 났더니
그것은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였네.
어제가 입추( 立秋)라고
귀뚜라미가 제일 먼저 알려 주는 것은
이 복더위에도 아랑곳 없이 가을이 온다는 소리였네.
절기를 맞추는 귀뚜라미도
삼복더위에 가을이 시작 된다는 옛사람들의 지혜에도
새삼스럽게 놀랍고 신기해지는 것은
가을을 기다리면서 폭염을 잊으려는
느긋한 마음의 여유가 그리워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