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그것은 가을이 오는 소리였네

푸른물 2006. 8. 9. 15:35

그것은 가을이 오는 소리였네 / 청수

 

며칠 전부터 한밤중에 들리는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 같기도 하고

작은 새가 우는 소리 같기도 하여

처음에는 듣기 좋았는데

잠결인지  꿈결인지 분간이 안 가다가

점점  시끄러워서 잠에서 깨어 났더니

그것은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였네.

 

어제가 입추( 立秋)라고

귀뚜라미가 제일 먼저 알려 주는 것은

이 복더위에도 아랑곳 없이 가을이 온다는 소리였네.

절기를 맞추는 귀뚜라미도

삼복더위에 가을이 시작 된다는 옛사람들의 지혜에도

새삼스럽게 놀랍고 신기해지는 것은

가을을 기다리면서 폭염을 잊으려는

느긋한 마음의 여유가 그리워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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