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봄은 가고

푸른물 2006. 5. 30. 20:09

봄은 가고 / 청수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처럼
세월이 눈 감짝할 사이에 가 버리네
삼월도 가고 사월도 그렇게 가더니
어느새 화사한 봄날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네.

 

세월이 가면 나무는 나이테를 더하여 듬직해지는데
사람은 주름살이 늘어서 볼품 없어지고
세월이 갈수록 여기저기 아픈데는 많아지고
의욕은 점점  땅 속으로 기어들어가네

 

인생의 봄인 젊음은 온 데 간 데 없고
어느새 늦가을이 찾아와 서리가 내리고
천 년을 살아서 생명을 낳는 은행나무도 있는데
거기에 비하면 짧은 인생이라도
세상에 왔다간 흔적은 남겨야 할텐데

 

해는  석양으로 기울어 마음은 바쁜데
텅빈 곡간에 거둘 곡식도 없으니
헛 살았다는 자괴감이 가슴을 후비는데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있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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