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다면 나는 죽으리 / 청 수
오늘 들려준 당신의 목소리는
내가 꿈에도 그리던
바로 그 음성이던가
생각지도 못한
뜻밖에 일이라
어리둥절 했는데
듣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말도
많았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너무도 평범한 말 이상
할 수도 들을 수도 없어
그러나
당신의 마음 한 조각
안 것 같아, 잡은 것 같아
내 마음 풍선처럼 부풀어
구름 타고 하늘 타고
선녀처럼 오르네
이제 내 마음 믿을 수 없어
당신의 말 한마디에
삶의 의미 느끼고
당신이 내 곁에
안 계신다면
가정도 상상도
하기 싫어
당신이 있어
내 인생이 살찌고
내 기쁨의 근원이 된다면
어울리지 않게
유치했던 감정은
사랑의 닮은꼴이던가
약한 심장의 나는
이 시련 견디기 어려워
아무도 모르게 앓고 났는데
그냥 먼 곳으로 가서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살 수만 있다면
이렇게 아프지도
이렇게 괴롭지도
이렇게 슬프지도 않을텐데
죽고 싶도록 괴롭고
울고 싶도록 슬프고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아픈데
내 감정의 파도타기에
내 약한 몸 지치고
약한 내 신경 거미줄처럼 늘어지고
오 신이시여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셨나이까?
-젊은 날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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