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꽃무릇 / 청 수
서로가 만날 수 없는
슬픈 운명이기에
그리움이 꽃이 되어
외로움이 향기가 되어
붉디 붉은 꽃무릇이 피었네
.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
기구한 운명이기에
슬픈 전설의 주인공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네
그리움에 멍이 들고
외로움에 피멍이 들어
피를 토하 듯 붉게 피어서
떼지어 무리지어 있어도
슬프지 않으려고
외롭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처럼 보여서
가슴이 먹먹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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