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낙엽과 인생 / 청 수

푸른물 2015. 11. 10. 06:51
낙엽과 인생 / 청 수 거리에서 낙엽이 바람에 불려 다니고 있다 낙엽에게도 빛나는 황금 시절이 있었을 텐데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처럼, 자식에게 버림받은 노인처럼 갈 곳이 없어 거리에서 헤매고 있다 낙엽도 젊은 시절엔 할 역할이 있었고 보람도 있었을 텐데 그에게 서서히 가을이 찾아오고, 늙고 병들어 시들어지면 나이 많다고 직장에서 쫓겨나는 퇴직자처럼 맥없이 쫓겨나서 처량하게 거리에서 헤매고 있다 인생에도 어느 날 가을이 찾아오면 기억은 깜빡 거리고, 몸의 이곳저곳이 망가지면 바람에 떠밀려 다니는 낙엽처럼 노인병원으로 요양원으로 처량하게 떠말려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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