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을비에 젖은 낙엽 / 청 수

푸른물 2014. 11. 12. 07:42
가을비에 젖은 낙엽 / 청 수


살아보겠다고 마지막 안간힘을 쓰며

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을

심술궂은 개구쟁이처럼

가을비가 마구 휘저어 놓아서

나뭇잎이 후드둑후드둑 땅바닥에 맥없이 떨어지네.

가엽게도



물먹은 솜처럼 몸이 천근만근인 낙엽은

꼼짝달싹 못 하고 그 자리에만 있네.

불쌍하게도



물에 빠진 생쥐 꼴로

낙엽이 오들오들 떨면서 있네.

처량하게도



가을비는 낙엽을

가엽고 불쌍하고 처량한 신세로 만들었네.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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