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행 복 / 청 수

푸른물 2014. 8. 18. 08:42
행복 / 청 수



어느 날 갑자기 가을이 찾아오듯이

행복은 그렇게 갑자기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바람처럼 갑자기 가을이 사라지듯이

행복은 그렇게 갑자기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우리 옆에 항상 있는 공기를 느끼지 못하듯이

행복은 언제나 우리 옆에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개구리 가족이 합창을 하듯이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함께 밥을 먹는 것이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세상과 내가 하나가 될 때 무념무상 무심하게

물에 물탄 듯 그렇게 덤덤한 것이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사람들 속에 내가 비빔밥처럼 섞일 때

참기름처럼 그렇게 고소한 것이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마음에 날개가 달리고 몸은 날듯이 가벼워져서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면 그것이 행복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