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사님이 떠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개월이 흐른 것 같군요.
어떻게 지내세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지요?
요셉이와 선일이는 잘 있는지요? 이집사님도 안녕하시고?
전도사님과 지냈던 세월이 추억의 갈피에서 새롭습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가 아닌 남한산성에 갔던 일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인 것처럼 그 때나 지금이나 너무도 감격적이었지요.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서 나눈 대화는 분위기도 좋았지요
만나면 헤어지는 게 인간사라고 하지만 볼 수 없는, 만날 수 없는, 들을 수 없는,
하늘나라 만큼이나 까마득히 먼곳으로 가신 전도사님이 때로는 잊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 미지의 세계에서의 출발은 자유라는 선물이 주어지겠지요.
자유롭게, 새롭게, 인생의 설계도를 다시 그리는 것도 가슴 벅차고 재미도 있을 것 같네요
고생이라는 댓가는 지불해야 되겠지만-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니까요
부부생활을 어떻습니까? 모름지기 제2의 허니문입니까?
그래요. 그렇게 하는 거예요.
아무리 잘나도 여자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까 남편과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그 가정은 행복이라는 성을 쌓으리라고 봅니다.
에고가 강했던 여자치고 결혼에 성공한 경우가 드물지요.
동서고금을 통해 우리 여성들이 자각해야할 부분이지요.
지구가 도는 한 이 진리는 변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결혼생활에 성공하는 법을 살짝 알려드릴까요?
남편의 장점을 하루에 세번 칭찬하라는 것이예요
남자들은 큰 어린애라고 하지요
애들은 칭찬에 약하잖아요. 그 약점을 이용하는 거지요. 말하는데 돈 드는 것 아니지요.
한 번 시험삼아 해보세요.
아 ! 하는 감탄사가 나올지 누가 압니까?
아니지요. 저에게 감사의 큰절을 하게 될지도...
전도사님 ! 행복하게 사세요. 애교도 떨구요.
남자들이 애교에 약한 것 아시죠?
모양도 내시구요. 미인에 약한 게 남자 잖아요.(속물이니까요. 너무했나?!)
실속을 차리는 것입니다.
내가 조금 노력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거예요.
그 조그만 노력도 하기 싫어, 아니지요. 자존심 때문에
give and take 하겠다고만 버티면그 가정은 긴장의 연속상연이 될 것입니다.
불행의 그림자가 비취겠지요.
너무 얘기가 길었나요?
선일이와 요셉이는 약간의 문제가 있겟지요
생각보다 어렵지요?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하지 않아요
요셉이가 혼자 자라서 양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선일이도 형이라는 자존심과 자기위치의 콤프랙스 때문에 양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전도사님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요셉이와 선일이에 대해서 마음으로나 겉으로나 동일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치라도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면 둘다 상처 받게 될 것입니다. 세월은 빠른 것이지요
10년 후의 선일이와 요셉이를 생각해 보세요.
그때 나는 똑같은 사랑을 받고 자랐다고 생각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잘한 것은 잊게 마련이고, 섭섭하고 가슴 아팠던 것은 강하게 기억되는 법이니까요.
전도사님 제 설교가 너무 길었나요?
긴 설교가 제일 인기가 없다고 우리 아들이 말하던데 이런 농담이 있다나요.
교회에서 무엇을 잃어버렸답니다. 누가 가져 갔대요(장난으로 그랬는지 여부는 모름)
그래서 목사님이 광고를 했대요
광고문 가라사대: 가져간 것을 즉시 가져오지 않으면 앞으로 설교가 두배로 길어질 줄 알라고
교회 가면서 그 얘기를 해서 우리는 웃었답니다.
전도사님도 지금 웃고 잇는 중이라고요?
나도 웃고 너도 웃자 이거거든요. 전도사님이 웃었다면 제가 실력 발휘 한 셈이 되네요.(요즈음 자기 P.R 시대라니까)
'내가 있는 곳에 웃음이' 멋있죠? 영화 제목 같죠?
전도사님 우리 교회는 신접살림 차린 신혼살림처럼 아기자기하게 예쁜 모습으로 꾸며가고 있답니다.
처음엔 전도사님이 안 계시면 어떡허나 하는 염려와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여전히 지구는 돌고 교회도 움직이고 합니다.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너무 수고가 많으셔서 안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지요.
참 이한월 집사님이 제일 휘청거렸지요-전도사님이 가시고 나서-나는 이 집사님에게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괜히 안됬고 그래요. 이집사님이 알면 펄쩍 뛸 일일테지만,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분 아닙니까?
백집사님이 전도사님 얘기를 많이 하지요.
재미있는 얘기 하나 더 해드릴게요
나의 18번 전도사님에게 연극 구경 갑시다. 음악회 갑시다
그랬잖아요? 끝내 실행 못했지만
백집사님 하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D .데이 어느 토요일 4시 출발-우리 구역은 교회 청소 백집사님은 상민이 운동회 준비로 김치 담그는 날 -우리 일정을 마치고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릴 겸 결행했던 뒤늦은 출발은 시작은 좋았으나 거리의 천사가 될 각오가 되있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눈물을 머금고 어울리지 않는 파고다 공원에서 앉아 있다 씁쓸하게 철수하면서 전도사님 얘기를 하고 또 했지요
전도사님과 같이 왔더라면 볼 수 있을텐데 라고 아쉬워 하면서-이번엔 고소한 웃음을 웃었다고요?
됐습니다. 남 안되는 것 보고 웃는 것 그건 악취미라고 하니까요. 각설하고 영어회화를 배우신다고요?
그래요 미국에 10년 있어도 의사 소통이 안된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노력해서 해야지요.
미국 사람들은 한국에 온지 몇달만 되어도 대강 잘 하잖아요
전도사님 만날때 (꿈이 너무 야무진가!) R.L 발음을 정확히 저에게 가르쳐 주세요
그렇다고 혀 꼬부라진 소리로 하시면 다시 한번 쳐다 보고 싶겠지요?
건강하세요. 열심히 사시구요. 열심히 도전하시구요
젊음은 축복이고 은총이라는 것을 먼 훗날 알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게 보람있게 사세요
식구 모두에게 주님의 사랑을 한아름 보내드립니다.
93.11.9
PS 주소를 몰라서 지금에야 썼습니다. 궁금하셨죠?
볼링하고 수요저녁예배 갔다와서 썼더니 좀 피곤했나 봅니다.
잘쓰는 글씨가 더 잘써져서 난필에서 악필이 되었습니다 이해하시죠?
'마음의 꽃다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내일은 모두에게 사랑과 평화를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시기를 ! (0) | 2007.12.01 |
---|---|
군에간 재룡이에게 (0) | 2007.12.01 |
김용근 선생님이 주신 글 (0) | 2007.05.19 |
명규원 사모님께서 주신 글 (0) | 2007.05.19 |
생명의 면류관을 받으시리 ! (0) | 2007.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