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룡아 !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몸은 건강하겠지?
처음에 네가 없는 교회는 네 자리가 너무 컸는데 사람은 환경에 익숙해지게 되는 것인지 너의 빈자리는 차츰 공간이 작아져서 네가 군대 있다는 것 조차 잊어 버릴 때가 있단다.
그러나 잊어버릴만 하면 너를 교회에서, 동네에서 만나서 너의 존재를 다시 확인 시켜주곤했지.
지난 주일에는 너희 집에 심방을 갔었단다.
너의 어머니는 할머니로 인해 많이 상하신 모습이셨고, 너의 할머니를 네가 기도원에서 모셔왔다는 말을 듣고 역시 너다운 일을 했구나 다시 속으로 감탄을 하면서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단다.
내가 바쁘게 사는 중에 네가 알려준 주소를 잊어버리고 그러다 보니 편지 한 번 못해준게 너무 미안하고 걸리던 차에 제대가 가까왔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단 한 번의 편지도 못하고 말겠구나 하는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펜을 들었단다.
우리 광주 제일교회는 교인수가 적다 보니까 가족 같은 친밀감은 있어서 좋은 반면 한 사람의 비중이 크다보니 한 사람이 빠지거나 달란트를 소홀히 할 때 오는 파장이 너무 커서 다른 교인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면도 있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을 거야
네가 없는 교사. 청년회가 어떻게 되엇는지 대강 짐작이 갈 거야
그런저런 이유로 1월 20일 문강으로 전교인 수련회를 1박2일 다녀 왔는데 거기서 교회 발전을 위한 방법들에 대해 토론을 햇는데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단다
청년회에서는 군대간 청년들에게 편지 쓰겠다는 새로운 각오(?)가 있었느니 네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것 아니지 모르겠다.
재룡아 !
군대 생활이 힘들지?
규칙적인 샐활도 그렇고 어는 틀에 젊음과 자유를 저당잡혀 자유가 구속되는 것도 그렇고
미국의 어느 대통령(제퍼슨?)은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했을 만큼 자유가 소중한 것임에 틀림 업는데 말이야
그러나(But)
요즈음 유승준처럼, 연예인처럼, 신의 자식들처럼 군대를 빠져나가기 위한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여 심지어는 고의로 무릎수술까지 한다는 데에 이르러서는 너무 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한 것은 군대를 너무 모르는데서 오는 무지한 탓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와 반대로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너처럼, 우리아들처럼, 싫어도 어쩔수 없이 그냥 가는 것이려니 하고 체념적으로 간다면 그들이 말하는 '어둠의 자식들'이라서일지는 몰라도, 내 경험 아니지 우리 아들의 경험으로는 남자는 군대 가는 것이 안 가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말할 수 있겠지(과정이 아닌 결과로)
물론 혹독한 훈련과(고참들의 구타? 포함) 반납된 자유와 기타 등등을 생각하면 3년여의 생활이, 더구나 인생의 황금시대인 청년의 3년을 허송세월 낭비한다는 시각도 잇으나 아직도 남과여의 성차별이 존재하고 있고 강요된 남성을 요구하는 한국사회에서 군대과정을 거친 남자는 좀 더 시야가 넓어지고 사막에서도 굶어죽지 않을 생명력을 보상 받는 것이 아닌가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란 업는 것이거든. 결혼한 여자들이 자기 남편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한단다. 큰 아들 하나 더 키운다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남자는 단순하다는 것도 되지. 인생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의미도 되는 거야. 여자는 애기를 낳고 기르고 남편과 시어머니와 시집 식구들의 복잡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부딪히며 인생공부를 인생의 길이와 폭이 넓어지게 되거든 .남자는 군대를 통해서 인간공부, 인생공부를 할 수 있을거라고 나는 생각한다.'물론 여자는 평생을 거쳐 해야 되지만 남자도 직장사회에서 겪게 되긴 하지만
요즈음은 맞벌이 하는 시대이고 보면 직장을 배제한다면, 그만큼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서 단순하게 생각되어 결혼한 여자들은 그저 남편을 큰아들 하나 더 키우는 정도로 자족, 체념하고 사는 것이 현주소란다
애기가 옆길로 갔다만 네가 이 다음에 직장에서, 가정에서 생활할 때, 너의 군대 생활이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매순간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 네 경험이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세상일이란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고 싫은 사람하고도 함께 생활해야만 하는 때도 있으니 말이야. 그 때 어떻게 네가 천신하는 것에 따라서 너는 성공도, 실패도, 좌절도 맛볼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간관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니까. 역대 대통령이 인사정책이 실패해서 실패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보아 알고 있고 지도자는 개인의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여파가 나라 전체가, 국민 모두가 부담해야 하는 짐이 되는 것임에랴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면접할 때 직접 인물을 선택 했다는 얘기도 이야기거리로 회자 되고 있다는 걸 보아도 알 수 있잖니?
재룡아 !
너의 원만한 성격과 착한 성품 위에 너의 신실한 믿음이 밑거름 되어 너의 군대 생활은 별 어려움 없이 잘 해내리라 믿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잖니? 마무리가 더 중요하잖니? 유종의 미들 거두어서 너의 인생에서 낭비한 3년이 아니라 소중한 3년이라는 것을 네 스스로가 만들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공평한 선물 중에 시간이라는 것을, 누가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에 따라 너의 10년 후의 모습은 20년후, 30년, 50년후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으니까 출발점은 같았으나
네가 지도자의 입장에 있다니까 반갑고 기쁜이리구나
그래서 몇마디 더 적어볼게
나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 개인적으로 모세와 요셉을 좋아하는데 모세는 40세에 애굽의 호화로운 왕궁의 명예와 권세를 뒤로 하고 미디안에서 양을 치며 광야 같은 40년을 보낸 후 80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의 포로에서 탈출시킨 강한 카리스마로 광야에서 다시 40년을 치리하다가 가난안 복지를 눈 앞에 두고 120세에 제자 여호수아에게 바통을 물려준 이쉬움과 연민을 갖게 하고
요셉은 갖은 고난 끝에 다른나라 애굽의 총리가 되어서 자기를 미워하고 버린 형제를 더 큰 사랑으로 감싸안은 깊고 넓은 사랑에 감격하게 되어서란다
신문에서 이런 글을 읽었단다 존경 받는 상사는 똑똑하지만, 일에는 멍청한 사람이란다. 다 알고 있지만 일일히 참견과 간섭을 하지 않으면서 아랫사람을 믿고 맡겨 주면서 그러나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해결해 주는 사람이란다.
그 중에 제일 나쁜 상사는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이라는구나 모르면서 아는 척 설치면서 아랫사람을 달달 볶아 피곤케 하는 형이라는 거야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군대에서나 네가 앞으로 있을 조직사회에서나
그리고 나는 너에게 권해주고 싶은 말이 잇단다.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야
이것도 신문에서 읽은 것인데 직장에서 책읽기 운동을 한다는 거야
한달에 한 번 독후감상문을 쓰게 한다는 것이야
어느 회사는 임원은 의무적으로, 사원은 자발적으로 물론 도서비는 무료제공 되고, 책 안에 지식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반증이라는 것이지
문제는 그 운동이 다른 회사로 확산되고 있다는 거야. 나는 너에게 성경 읽기를 권하고 싶다. 먼저 10 번을 읽어봐
성경은 서양문학에 기초가 되었던 것이니까 네가 서양문화를 이해하는데도 종교적인 것을 떠나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삼국지 10번 읽은 사람하고 상대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단다
네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 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거라고 믿는다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할 때 윗사람으로서 또는 아랫사람으로서
그리고 문학책도 많이 읽도록 해라
책은 지식의 보고라고 하잖니?
그래서 때 늦은 감은 있지만 회사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니(삼성.LG.SK.등 유사한 그릅등)
나 개인적으로는 러시아 문학을 좋아한단다. 우리 인간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 동물이기에 러시아의 광대한 땅과 음습한 기후는 문학의 깊이를 더 해준 것 같애 좌와벌, 까라마죠프의 형제들, 안나카레리나. 외투 등 도스트에프스키.톨스토이.고리끼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고 쉐익스피어의 4대비극을 읽도록 해봐 영국문학이 깊이가 있어. 그리고 독일문학도 깊이가 있고. 말테의 수기. 데민안 등을 읽어 봐라
미국과 일본은 감각적이고 프랑스는 감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아 내가 너무 욕심을 내었나 보다
재룡아!
편지를 쓴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서 욕심을 냈단다
사실은 몸이 안 좋아서 며칠 째 누워 있단다. 글씨가 악필이 되어서 미안하구나. 다시 정서하기 힘들어서 그냥 보내니 이해하고 읽어주기 바란다
주님의 은총 가운데 남은 기간 건강하게 군복무를 마치고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교회에서 만나기를 주님께 기도하면서
2002.2.6
"남자에게 중요한 것 세가지가 있다
술과 여자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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