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보여주다/ 이복현 아내에게 보여주다 / 이복현 4 개울 건너 청삽사리 컹컹 짖어서 산골 집은 적막함이 겨우 깨졌네. 밤 들어 비바람 치는 소리에 처자식은 도란도란 얘기 나누네. 絶句示內(절구시내) 隔水靑犬吠(격수청견폐) 山家免寂寥(산가면적요) 夜來風雨響(야래풍우향) 妻子話蕭蕭(처자화소소) ―이복..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7
산골 집에 묵다 /12살 소년 산골 집에 묵다 밤 되어 유인(幽人)의 집에 묵으니 속세 사람은 마음 한결 맑아지네. 문 앞에는 계곡물 추녀 끝에는 푸른 봉우리 국화 곁에서 지조를 지키고 거문고에 여유로움 실려 있네. 솔바람은 다 알고 있는지 외로운 노래에 화답하며 불어오네. 宿山家 夜宿幽人宅(야숙유인택) 彌淸..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6
산을 내려와 초당에서 묵다 / 이이 산을 내려와 초당에서 묵다 도를 배운다는 것은 집착이 없다는 것 인연이 되는 대로 여기저기 노닐련다. 푸른 학이 사는 골짜기를 선뜻 떠나 흰 갈매기 나는 물가에 와 구경한다. 천리를 떠도는 구름 같은 신세로 바다 한 귀퉁이 하늘과 땅에 서 있다. 초당에 몸을 맡겨 묵고자 하니 매화..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6
국화 앞에서 /신위 국화 앞에서 /신위 벗이 있어 함께 술잔 기울여야 그게 정말 제격이나 벗이 없어 홀로 술잔 기울여도 좋지 않다 못하리라. 술병이 바닥을 보이면 노란 꽃이 비웃을까 봐 책을 먼저 잡히고 또 옷을 잡히러 보내네. 菊 有客同觴固可意(유객동상고가의) 無人獨酌未爲非(무인독작미위비) 壺乾..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6
단풍 / 김시습 단풍 / 김시습 가을은 노을을 잘라내어 옅은 색 짙은 색 붉은 천을 만들고 서슬 퍼런 서리는 웬 정이 많은지 끝도 없이 솜씨를 보인다. 저무는 낙조 아래로 점점이 불에 타오르고 이 산 저 산 속에 층층이 화폭이 펼쳐진다. 몇 줄의 사연은 심사를 구슬프게 만들며 이런저런 시름 끌고 저녁..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6
절필/ 최성대 절필/ 최성대 풍진 세상 잘못 나와 잘 풀린 일 하나 없고 험한 파도에 휩쓸릴까 돛단배처럼 겁을 냈네. 신통한 단약 만들었어도 시험해 볼 길은 없었고 청평검*(靑萍劍)을 얻었어도 끝내 숨겨 두었다네. 동해 바다 삼신산에서 벗이 오기를 기다리니 이제 나는 인간 세상을 구우일모(九牛一..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6
서울길에서 옛벗을 만나다 / 조지겸 서울길에서 옛벗을 만나다 / 조지겸 촌뜨기가 우연히 장안을 들어오면서 썩은 새끼줄로 낡은 안장을 칭칭 동여맸지. 고관을 겁내 아이 종은 허겁지겁 피하고 큰길에 들어서자 말은 한사코 뒷걸음치네. 꾀죄죄한 옷차림에 먼지를 다 뒤집어썼고 풀만 먹어 앙상해진 데다 낯짝까지 두꺼워..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11.06
서성대는 세월/ 이 휘사 서성대는 세월 막걸리 병 잡은 채로 서성대는 세월 속에 강 언덕 초가집에 이 한 몸 붙이고 사네. 자갈밭에 보리를 심었으나 가을까지 비 안 오고 낡은 통발에 물고기 잡으려니 밤하늘엔 별이 총총하네. 힘없는 선비라서 글은 많이 실의에 젖어있고 야인의 처지로는 육신을 써서 생계를 ..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09.26
즉사 / 정경세 즉사 병에 젖어서 병든 줄을 까맣게 잊고 늘 한가해서 한가함이 되레 싫구나. 계단을 고쳐 맑고 푸른 물을 내려다보고 나뭇가지 잘라내어 산봉우리 드러낸다. 대나무에 물을 주며 아침저녁 다 보내고 구름을 뒤쫓아서 갔다가는 돌아온다. 밤이 되면 할 일이 더는 없기에 달을 마중하러 사..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09.17
푸른 소나물 울타리 푸른 소나무 울타리 靑松障 짙푸름이 창 앞까지 이어져 그윽한 솔숲을 이루네. 翠黛連窓窈作林(취대연창요작림) 산들바람 불어오면 빗소리를 내며 뜰에 온통 시원함을 뿌리네. 小風吹雨一庭陰(소풍취우일정음) 문 앞에서 구불구불 울타리로 굽히고 있어도 縱成屈曲當前障(종성굴곡당전.. 가슴으로 읽는 한시 201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