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몇천만 원씩 오르는 아파트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누구는 며칠 사이에 배로 올랐다고 하고 누구는 따따블로 올랐다고 여기서도 저기서도 숙덕숙덕 야단이다. 쳐다 보는 우리도 그 안에 사는 사람들도 어지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니다. 질이 틀리겠지
우리는 너무 높아서 어지럽고 그들은 너무 좋아서 춤을 추다가 어지러운지도 모르지. 그게 아닌지도 모른다. 남은 몇배로 올랐는데 나는 그만큼 오르지 못해서 배가 아파서 어지러운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잘못해서라고 화살을 돌리는데 아니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탓이다.
우리는 모이기만 하면 ,결혼식장이든, 장례식장이든 수인사가 끝나면 아파트 에서 시작해서 아파트로 끝을 맺어왔다. 판교가 어떻고 수지가 어떻고 하면서...
직장에서도 시간만 나면 컴퓨터로 어디에 투자해야 이익이 날까 검색할정도로 우리사회는 아파트로 미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고 다만 회색콩크리트 덩어리에만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그래서 세상은 삭막해져 가서 부모와 자식, 형제와 형제 , 친구와 친구, 친척간에도 어디에 몇평의 아파트에 사느냐가 그사람의 진가를 점검하는 바로메타가 되었다. 문화는 실종되었고 돈이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세상이 되었다. 정은 사라지고 돈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여 왔다. 사람을 인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부작용도 덤으로 딸려 왔다.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형제가 재산다툼을 하고, 친구를 배신하는 등 신문지상을 어지럽혀 왔다.
우리 모두는 남의 일인양 구경만 하고 있는 사이, 아니 너도 나도 죽기살기로 매달리다보니 이렇게 아파트가 미쳐버린 것이다. 미친 사람을 정신과 의사도 치료하기 힘들 듯
미친 아파트를 누가 치료하겠는가
외국에서 오래된 사람이 고국에 오면 여기 가도 저기 가도 아파트 얘기에 질려서 나중에는 머리가 아파서 서둘러서 고국을 떠나갔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아일랜드라는 나라는 영국하고 싸움하는 나라로 해가 뜨고 졌는데 그러다 보니 당연한 결과로 나라가 어려워졌으나 지금은 몇년 사이에 GNP가 상당히 높아져서 잘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된 이면에는 문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연극운동을 펼쳐서 국민들 사이에 문화가 꽃피게 되었고 그것이 모든 산업에 연결고리가 되면서 상품이 업그레이드되었고 그러다보니 수출이 잘되어서 싸우는 나라에서 잘사는 나라로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에는 손가락질받던 나라에서 본 받을 나라로 품격이 상승되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보고 인상 깊었었다.
이것도 신문에서 읽은 것인데 자동차 사장님이 상담을 하려고 외국에 갔는데 처음에는 서먹서먹하여 분위기가 어색하다가도 문화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면 상담이 자연스럽게 술술 풀린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그만큼 문화가 대접을 받고 있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아파트가 언제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우리도 그렇게 모든것이 제정신을 차릴 날이 돌아 올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