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이 새벽에 나가다 술취해서 운전하던 사람과 접촉사고로 시비가 붙었는데 나가보니 만취한 사람이 남편의 머리를 차에다대고 치고 있었다. 당황하고 놀라서 112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5분 쯤 지나니 도착했다. 술김에도 경찰차가 오니 그 사람이 일어나고 남편도 일어났는데 그러는 중에 그 사람이 넘어졌다. 경찰아저씨가 두 분 왔는데 한 분은 나이가 지긋하고 한 분은 젊은 분이었다. 술 취한 사람은 남편이 때려서 넘어져서 다쳤다고 경찰이 오니 우겼다. 경찰들은 폭행혐의로 두 사람을 경찰서로 연행한다면서 데리고 갔다. 그 와중에 물건을 사 갖고 가던 남자분이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술 취한 사람이 못됐다고 하면서 증인이 필요하면 서주겠다고 하면서 명함을 주고 갔다.
나는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경찰서로 갔더니 남편도 술취한 사람도 없이 경찰들만 몇 사람 있었다. 물으니 경비대로 갔을 거라면서 거기서 합의가 되면 경찰서로 오지 않고 안 될 경우에만 온다고 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경비대로 갔더니 술 취한 사람이 계속 남편에게 욕을 하면서 횡설수설하고 있고 남편은 화를 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히기도 하고 화도 나고 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말했다. 그랬더니 술 취한 사람이 소리소리 지르면서 떠들어대니 경찰들이 술취한 개하고 무슨 말을 하느냐고 했다. 서로 맞았다고 주장하여 합의가 안 되어 조서를 쓰는 젊은 경찰에게 구경하던 남자분의 명함을 주었다. 조서를 쓰던 경찰은 그 새벽에 전화를 해서 경위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조서를 쓰고는 남편과 술취한 사람을 데리고 경찰서로 가면서 나더러 걱정 말고 집에 가라고 했다.
집에 와서도 잠은 오지 않았다. 한 시간이 넘게 기다려도 남편이 오지 않길래 다시 경찰서로 가려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남편이 돌아왔다.
그래서 새벽에 한바탕 소동은 끝났는데 잠을 설치고 신경을 써서인지 기운이 없었다 .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럽기까지 했다.
내 생전에 경찰서라는 데를 처음 가봤는데 경찰들이 잠을 못자고 근무하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술취한 취객들이나 싸움하는 사람들, 안 좋은 일로 오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안됐기도 하엿다
늦은 아침에 명함을 주었던 그 분에게 전화를 해서 고맙다고 말씀을 드렸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귀찮은 일이 생길까봐 선뜻 나서기를 꺼리는데 증인을 서주어서 고마웠다.
지인들에게 말하니 증인이 없이 술취한 사람이 계속 맞았다고 우기면 사건이 복잡해져서 오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폰카로 사진을 찍으면 좋았을 텐데 당황해서인지 폰카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불행중 다행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서 쉽게 해결이 났다. 새벽의 두 시간 반동안의 헤프닝은 이렇게 끝났다.
경찰아저씨들의 노고와 이시대에도 고마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한바탕의 소동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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