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집에 젊은 부부와 아직 유치원에도 안 들어간 아이와 이제 돌이 된 아이와 함께 네 식구가 살고 있다 우리 아들네와 비슷한 나이인 듯 한데 한 번도 긴 대화를 해보진 않았다 그런데도 무슨 색다른 것이 있으면 우리 집에 갖다 준다 이를테면 시어머니가 담가온 열무김치가 좀 많다고 하면서 시작된 음식나르기는 삶은 고구마 몇 개 아니면 옥수수 몇 자루 등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정이 담긴 음식들이 잊을만 하면 배달되고는 한다
그 때가 아침일때도 있고 점심일때도 있고 한밤중일때도 있다 좀 귀찮은 생각도 든 적도 있지만 그것은 잠깐 스치는 생각이고 너무 고맙다 그 마음이 생각이 ..
비록 작은 고구마 몇 개라도 옥수수 두세개라고 해도 그 마음씀이 고맙다
이젠 하도 받아서인지 미안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무엇이 생기면 나도 음식배달을 해보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어쩌다 특별하다 싶은 것이 생기면 갖다주려고 하면 외출하고 집에 없다
그래서 화수분처럼 받기만 하고 있다 요즘 시대에도 이런 젊은이가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세상이 어떻다고 야단법석을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몇 사람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은 잘 돌아가는 것일 것이다
약간의 소금이 있어도 음식을 썩지 않게 하듯이 말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모자를 쓰는 이유 (0) | 2010.05.14 |
---|---|
어느 식물원 이야기 (0) | 2009.07.26 |
고마운 사람들 (0) | 2007.09.21 |
가을의 단상 (0) | 2007.09.17 |
아파트가 미쳤다 (0) | 2006.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