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홍시 / 청 수
해감을 덜하여 끓인 조개를 먹을 때
버석거리며 씹히는 모래알처럼
당신이 불쑥 던진 말 한마디가
내 심장에다 한 줌의 모래를 뿌린 것처럼 버석거려서
한밤중에도 잠이 오지 않아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해봅니다.
나도 당신에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당신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서
상처를 주어 아프게 했을 거라는 깨달음으로
버석거리는 모래를 눈물로 삼키는
덜 익은 땡감처럼 떫은 나를 돌아보면서
잘 익은 홍시처럼 달고 부드러워지기를 기도해봅니다.
200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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