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잘 익은 홍시 / 청 수

푸른물 2006. 10. 11. 08:59
 

 

잘 익은 홍시 / 청 수


 

해감을 덜하여 끓인 조개를 먹을 때

버석거리며 씹히는 모래알처럼

당신이 불쑥 던진 말 한마디가

내 심장에다 한 줌의 모래를 뿌린 것처럼 버석거려서

한밤중에도 잠이 오지 않아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해봅니다.

 


나도 당신에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당신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서

상처를 주어 아프게 했을 거라는 깨달음으로

버석거리는 모래를 눈물로 삼키는

덜 익은 땡감처럼 떫은 나를 돌아보면서

잘 익은 홍시처럼 달고 부드러워지기를 기도해봅니다.

 

200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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