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단풍입니다./ 청수
내 이름은 단풍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는 낙엽이라고도 부르지요.
불같이 뜨거운 햇볕을 이겨내고
퍼붓는 장대비를 참고 받으며
지옥 같은 고통을 겪고 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지요.
나는 금방 울긋불긋한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었답니다.
나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서둘렀지요.
사람들은 나를 보고
그저 예쁘다고 감탄을 하는데
나는 좀 서운하기도 하답니다.
이만큼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남모르게 흘린 땀과 눈물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서지요.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성자처럼 마음을 비우고
내가 온 곳으로 갈 것입니다.
그래야 지구가 쉬지 않고 돌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