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이름도 모르는 난초가 세 화분있다. 두 개는 몇년 되었고 한 개는 올해 사온 것이다. 그런데 이름이 모두 석란이다. 이것은 여태껏 꽃을 구경하지 못해서 내가 붙인 이름이다. 어제 어느 책에서 보니까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꽃이 피지 않는 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약간의 스트레스를 주어야 꽃이 핀다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그동안 물을 자주 준 것인가 싶어서 당분간 물을 주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물며 그 여린 난도 고통을 겪은 후에야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자연의 법칙이 새삼 놀랍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일진대 고통 없이 얻어지는 것이 있을까 ? 흔히들 말하는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말이 있어도 사람들은 쉽게 무엇을 가지려고 하는데서 부터 불행의 씨앗은 벌써 잉태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