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봄바람을 싣고 친구들과 떠난 정선 아리랑 기차여행 / 청 수

푸른물 2015. 4. 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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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을 싣고 친구들과 떠난 정선 아리랑 기차여행 / 청 수

 

 

 

4월 6일 아침 8시 20분에 청량리역 화천관광안내소 앞에서 가이드양의 깃발을 따라 정

 

선으로 떠나는 아리랑 열차에 탔다. 새벽부터 서둘렀지만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부지런

 

한 친구들은 먼저 도착해서 임원들이 친구들에게 줄 먹거리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봄 여행은 어느 때와 달리 홈에 올린 지 거의 하루 만에 인원이 차는 이변을 보이

 

면서 인기가 폭발했는데 그래서 44명이 함께하여 임원들의 수고를 그나마 덜어주었다.

 

그것은 그만큼 기차여행이 주는 낭만적인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아니면 어릴

 

적에 떠났던 수학여행이 생각나서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한껏 부푼 마음으로 기차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아침으로 김밥을 먹으니 회계 김

 

경자가 동네에서 시켰다는 김밥은 먹을수록 맛이 있었다. 먹고 또 먹고 , 먹고 또 먹고

 

쉴 새 없이 김밥이 입으로 들어갔다. 기차 안의 시설은 선반이 없고, 의자 앞에 부착된

 

주머니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물병 한 개도 넣을 수 없는 조금은 불편한 면이 있었

 

고 비록 기차 안에서 파는 오징어, 땅콩, 계란은 사 먹을 수 없어서 조금은 실망하기도

 

했는데 날씨가 비가 올 것처럼 잔뜩 흐리고 바람이 불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

 

구들과 만나서 이렇게 여행을 함께하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것으로도 우리의 봄 여행은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었다.

 

11시 40분에 선평역에서 5분 동안의 자유시간(?)을 주었는데

 

너무 짧아서 몇 안 되는 가게를 한 바퀴 돌고나니 발 빠른 친구들은 기차 앞에서 단체사

 

진을 찍고 있었고 찍자마자 바로 출발하였다.

 

차 안에서 친구들이 나눠주는 이런저런 선물들 중에 용근이가 준비해 온 떡이 들고 온

 

무게보다 더 큰 사랑이 느껴져서 큰 감동을 받았다.

 

12시30분경에 아우라지 역에 도착하여 옥산장이라는 식당에서 한정식을 먹었는데 식당

 

인의 상냥하고 친절한 마음씀이 반찬 하나 하나에 담겨 있는 듯이 맛이 깔끔하고 정

 

하였다.

 

식사 후에 풍경열차를 타고 구절리역으로 가서 레일바이크를 타려고 줄을 섰는데 남자

 

안내인의 말은 충돌하면 큰 사고가 날 것이라는 등, 내리막과 건널목에서 브레이크를

 

잘 사용하라는 등,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등 지갑과 핸드폰은 주머니에

 

넣지 말라는 등, 안내인의 말을 들을수록 두려운 마음은 커져갔다.

 

아! 드디어 역사적인 순간이 왔다! 잔뜩 긴장하며 레일바이크를 타게 되었는데 서로 오

 

청자와 함께 타려고 청자를 찾는 바람에 기차 안에서 찜한 우리팀 (오청자 최절자 오용

 

근 김영애) 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다.

 

나는 불운(?)하게도 네 명이 타는 조가 아닌 두 명이 타는 조로 편성되었는데 나의 파트

 

너는 최절자였다. 앞 팀은 임보훈과 회계 김경자, 뒤 팀은 박홍자와 여소자 팀이었다.

 

7.2km를 50분동안 타는 레일바이크는 출발부터 뻑뻑한 코스로 시작되어 순조로운 코

 

스로, 아니면 발을 움직이지 않아도 저절로 미끄러지듯 달리는 코스로, 아니면 터널 속

 

으로 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왼쪽 밑으로는 강물이 넘실거리며 흐르고 있어서 약간의 두

 

려움도 느끼며 세찬 강바람이 불어서 손이 곱을 정도로 춥기도 하고, 캄캄한 터널을 지

 

날 때는 공포를 느끼기도 했는데 압권은 아리랑 고개를 넘을 때였는데 발이 움직이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하면서 어렵게 고개를 넘고나니 조금 수월해지기도 하여, 우리 인

 

생길이 이런 게 아닐까? 철자와 얘기하면서 앞 팀과 충돌하지 않도록, 뒤 팀에게 피해가

 

지 않도록 애쓰면서 목적지다다르니 무사히 해내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가이드를 따라 아우라지로 갔는데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니 아우라지에 얽힌 슬픈 이야

 

가 전설이 아닌 사실이기에 더 슬펐는지도 모른다. 처녀 총각이 사랑을 했는데 가난

 

총각은 결혼을 하기 위해 돈을 벌려고 뗏목을 타고 한양으로 가던중 경기도 양수리

 

에서 물에 빠져 죽었고 돌아오지 않는 총각을 하염없이 강을 바라보면서 기다렸다는 전

 

설 같은 슬픈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잠시나마 먹먹해졌다

 

이곳에 다리 종류는 다 있다는 해설자의 말을 따라 출렁교를 걷기로 했는데 조금 어지

 

러울 정도로 약간 출렁거렸다.

 

출렁다리 체험 후에 우리는 5시에 기차에 탔는데 저녁 6시경에 주는 도시락은 곤드레

 

비빔밥이었는데 기차 안에서 먹는 분위기가 조미료 역할을 해서인지 맛이 있었다. 오면

 

서 네 명(김광옥, 안군자, 정춘혜, 김영애)이 나누는 끊임없는 이야기는 기차 길 따라

 

이어졌고 우리는 한 달 동안 웃을 걸 오늘 다 웃을 정도로 마음껏 웃었다.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저녁 9시 30분이었다. 우리는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번개

 

보다 더 빠르게 제각기 뿔뿔이 흩어졌다. 오청자와 박혜숙과 화장실에 다녀오니 친구들

 

은 벌써 전철을 타고 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왕십리역에서 세 갈래길로 혜숙이는 4호선으로, 청자는 분당선으로, 나는 2호선

 

으로 혜어졌다.

 

멋진 여행을 준비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 준 회장님과 임원들에게 깊은 감사

 

를 보냅니다.

 

생전에 타보지 못한 레일바이크를 타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탁월한 여행선택에 박수

 

를 보냅니다.

 

함께 한 친구들, 선물을 가지가지로 준비해서 준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