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면 / 청 수

푸른물 2014. 7. 19. 10:05

가 면 / 청 수 외출할 때 옷을 갈아입듯이 그는 얼굴에 가면을 쓴다 위선이라는 가면을 쓰면 편리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불편하지만 가면을 쓴다. 가면 아래서는 미움과 시기와 질투 탐욕과 분노와 절망 등 온갖 추악한 모습들이 판을 치는데 가면을 쓴 그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치미를 뗄 수 있어서 가면을 쓴다. 집에 돌아와서 가면을 벗고 거울을 본다 뿔이 여러 개 달린 괴물 같은 얼굴이 보인다 그는 당황스러워서 얼른 세수를 한다 다시 거울을 보니 낯익은 얼굴이 있다 그런 후에 가면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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