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꽃다발

우리 모두 마음 모아 삼촌의 특별한 생일을 축하드리네 / 청 수

푸른물 2014. 2. 26. 09:00

 

우리 모두 마음 모아 삼촌의 특별한 생일을 축하드리네 / 청 수

 

 

 

 

당신은 아브라함처럼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떠나

멀리 낯설고 물 설은 타국으로 떠나서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한 후에야

그리던 고향에 돌아와

보고 싶던 형제들을 만나고

그동안 가슴 속에 묻었던

어머니 형들과 누나의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드렸으니

당신 가슴 속에 쌓여 있던 한이 이제는 풀렸으리.

 

 

내 기억 속에 있던 삼촌의 모습은

늠름하고 준수한 청년이었는데

삼 십 년 만에 만난 당신의 모습은

길에서 만나면 피차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변했으니

그만큼 세월의 강은 길었으나

핏줄의 인연은 그동안 단절 되었던

망각의 다리를 훌쩍 뛰어 넘어

바로 엊그제 만났던 것 같이 낯설지 않고 편하니

핏줄의 위력을 새삼 느끼네.

 

 

당신을 만나러 가면서 어릴 적 함께 지냈던 추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히 떠오르는데

어릴 적부터 수완이 좋았던 삼촌은나를 부추켜서

할아버지가 장사 하시던 시장에 손잡고 가면

맛있는 순대국을 사주시던 기억이 생각나고

이북에서 피난 올 때 버선을 장갑 삼아 끼면서

우리들은 소풍이나 가는 것처럼

철없이 좋아했던 기억도 생생하고

삼촌이 나에게 인형을 선물 해줬던 추억까지 선명하게 떠오르네.

 

 

삼촌 생일이 사월 십오일이라고

컴퓨터에 저장했다 꺼내는 것처럼

금방 튀어 나온 내말에 나도 놀랐으니

그것은 삼촌과 함께한 세월이 알려주고 있듯이

내 유년에서 삼촌은 큰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작은 아버지가 결혼 하시고  삼촌이 우리와 같이 안 살면서

내 추억의 필름은 끊기기 시작 했었지.

 

 

할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상달 되어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어

할머니의 후손들이

이렇게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으니

할머니도 천국에서 기뻐하시겠네.

 

이제 가면 언제 올지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기약 없는 이별 앞에서

우리 모두 가슴 먹먹한 슬픔을 느끼지만

21세기 지구촌 시대에

우리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서로 소통이 되는 시대라고

슬픔을 애써 위안해 보네.

 

 

 

삼촌의 환갑을 축하드리면서 2001년 삼촌 생일에 조카 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