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군대에 보내고서 / 청 수
아들아 ! 힘든 일은 안 시키겠지 자위하면서 마음을 돌이키려고 애쓴단다. 네가 군대 가던 날 돌아오는데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엄마의 눈에도 가슴에도 비는 내리는데 이런 생각을 했단다.
이런 때 남자들이 술 먹고 싶어지는 거라고
정말 마음 맞는 사람이 있으면 슬픈 음악이 있는 곳에서 술잔을 마주 기울이며 위로 받고 싶었단다.
마음이 허전하고 서글퍼지고 안정이 안 되었단다.
그러나 엄마를 위로해 줄 사람도 술잔을 들 용기도 없기에 힘없는 발걸음을 집으로 향하고 집에 와서 혼자서 한없이 울었단다.
엄마는 안다. 구속의 삶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엄마는 경험했기에 피부적으로 느낄 수 있단다.
26개월의 시간이 너의 젊음을 저당 잡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하루가 짜증나고 괴롭겠지
그러나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시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감당한다는 거창한 표현을 빌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한국의 남자라면 나라를 위해서 몸 바쳐 헌신한다는 것이 너의 인생의 자양분이 되의 너의 인생을 값지게 보람 있게 살찌게 하리라고 생각한단다.
그런 말이 있지 더 멀리 뛰기 위해서는 뒤로 물러서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TV와 신문은 가뭄, 더위 외에는 할 말이 없는 것 같구나
밥은 잘 먹니? 너무 지치고 더워서 혹시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구나
엄마는 일어를 시작했다. 화. 금1~2시에 다닌단다. 재미있단다. 무엇이든 배우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벌전이 있으니까 고인돌은 썩게 마련아니니 변화가 있어야지
거기는 전방이라 김일성이 죽고 전쟁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것 같구나. 그런데 네가 걱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전쟁은 나지 않을 거라는 게 이곳 여론이란다 왜냐하면 전쟁이 나면 어쨋든 미국하고 하는 것이 되고 이락전에서도 봤듯이 현대전이기 때문에 일주일 안에 결과가 날 것이고 김정일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쉽게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리라는 것이지
그러니 전쟁이 날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몸 성히 잘있기를 주님께 기도드리면서 1994 년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 편지 초안이 훼손되어서 수정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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