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우물 속의 달

푸른물 2013. 10. 28. 06:37

산에 사는 중이 달빛을 탐내더니
물긷는 병에 달까지 담았네
절에 가면 금세 알게 될 거야
물 쏟으면 달도 없어진다는걸


井中月 - 李奎報 (1168 고려의종22
~1241 고려 고종28)

山僧貪月色  

 井汲一甁中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

우물 속의 달빛을 탐냈다는 중의 마음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나도 우물 속에 뜬 달 길어다가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 물 마시고 나면 달도 없어지겠지요. 있어도 없는 것이요. 없어도 있음의 의미를 담은, 읽을수록 속뜻이 우물같이 깊은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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