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秋興1(추흥1)-杜甫(두보)

푸른물 2010. 9. 29. 05:41

秋興1(추흥1)-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나무 숲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 무산의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 변방의 바람과 구름 땅을 덮어 음산하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다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하는 마음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다


<감상1>-오세주

<秋興1>은 두보가 가을을 소재로 지은 같은 재목의 8편의 詩 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나머지 7편의 서곡에 해당하는 시라고 볼 수 있으며 두보의 대표적인 칠언율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련(修練)을 보자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나무 숲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 무산의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산문적 의미는, “옥같은(玉) 차가운 이슬(露)이 내려 단풍진(楓) 나무숲(樹林)이 시들어 떨어지고(凋傷), 무산(巫山)과 무협(巫峽)에는 가을 기운(氣)이 쓸쓸하게(蕭森) 깃들어 있다.”이다.

옥로(玉露)는 <늦가을에 맺히는 차가운 이슬>이다.
조상(凋傷)은 <시들어 말라버리다>의 뜻이다.
단수림(楓樹林)은 <단풍나무 숲, 또는 단풍진 나무 숲>이다
결국,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은
<차가운 가을 이슬이 내려 단풍진 나무숲이 다 말라 떨어진다>이다. 늦가을임을 보여준다.

무산(巫山)과 무협(巫峽)은 <산과 골짜기의 이름>이다.
소삼(蕭森)은 <스산하고 음삼하다>는 뜻이다.
결국,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은
<무산과 무협이 늦가을 기운으로 쓸쓸하고 음삼하다>이다. 작가가 있는 곳이 산악지대이며, 산 전체에 가을 기운이 완연함을 보여준다

기련(起聯)에서,
늦가을은 상실의 계절이다. 산은 초목이 무성함으로 인해 그 생명과 영화로움을 드러낸다. 그런데 지금은 맑고 찬 이슬이 나무를 단풍지게 하고 그 단풍마저도 시들어 말라버리게 한 것이다. 산은 나뭇잎의 생명력과 영화를 상실하였다.

그리하여 가을산은 산봉우리와 골짜기도 그 기운이 음산하고 쓸쓸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지금 이러한 분위기에 있다.

기련은 작가가 서있는 공간과 절후와 작가의 심리적 정황을 설정하고 있다

함련(頷聯)을 보자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 변방의 바람과 구름 땅을 덮어 음산하다

산문적 의미는, “강 안쪽(江間) 물결(波浪은 하늘과 친구나 되려는 듯 하늘을 향해(兼天) 치솟고(湧), 변방에(塞上) 부는 바람(風)과 변방 하늘을 덮는 구름(風)은 땅에 가까이 접근하여(接地) 햇빛을 가려 산이 음산하다(陰).”이다.

강간파랑(江間波浪)은 <강 안쪽에서 출렁이는 물결>이다.
강바람에 출렁이는 강물은 차가운 기운의 대표적인 것이다.
여기서 이 물결은 타향이라는 강에 외로우면 언제나 남몰래 몇 번이고 부딪쳤을 작가의 외로운 영혼을 표상하는 시적 상관물>일 것이다
겸천용(兼天湧)은 <하늘과 짝하여 솟다>이다. 솟는다는 것은 기세 좋게 뻗음을 의.미한다. 가을의 차가운 기운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은
<강안에 출렁이는 물결은 높은 하늘처럼 높아지려는 듯이 치솟는다>이다.

塞上風雲(새상풍운)은 <변방의 바람과 구름>이다.
接地(접지)는 <땅에 닿다>이다. 차가운 하늘이 싫어 따뜻한 땅에 다가가는 듯하다는 뜻이다.
결국,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은
<변방지대의 하늘에 부는 바람과 뜬 구름은 땅에 닿아 햇빛을 막아 음산하다>이다

함련(頷聯)에서,
작가의 시선은 이제 강 쪽을 향한다. 강 안쪽에는 차가운 가을 강물이 바람이 부딪히며 출령이고 있었다. 차가운 하늘과 무슨 높이의 경재이라도 하듯이 치솟고 있었다.

작가의 시선은 또 하늘을 향한다. 하늘에는 차가운 가을 바람이 일고, 구름이 덮여있었다. 구름은 차가운 하늘과 바람이 싫은 듯 땅에 조금이라도 더 붙고싶다는 듯 나직히 깔려있다. 마치 곧 눈이라도 쏟아질 듯 음산한 날씨였다.

강에 이는 물결, 차가운 바람, 그리고 나직한 구름은 차가운 이슬에 떨어져버린 가을산의 쓸쓸함을 더해 주는 작가의 설정물이다.

함련은 늦가을의 황량한 변방의 풍광을, 강과 하늘의 정경을 대구적 표현을 통해 구체화 시켜주고 있다

경련(頸聯)을 보자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다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하는 마음

산문적 의미는, “모여 있는(叢) 탐스런 국화들이(菊) 핀 것을(開), 이제 두 번째로(兩) 보나 고향에서의 지난날(他日) 생각에 눈물난다(淚). 외로운 배 한 척(孤舟)을 언제나(一) 매어두는 것은(繫) 고향(故園) 생각하는 내 마음(心) 때문이다”이다.

叢菊(총국)은 <국화 더미>이다
兩開(양개)는 <두 번 피다>이다
他日(타일)은 <지금 아닌 다른 날>이다. 여기서는 <고향에서 지낸 날>을 의미한다
淚(루)는 <눈물짓다>는 동사의 뜻이다.
결국,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은
<국화꽃이 두 번 핀 것을 보니, 고향에서의 일이 생각나 눈물이 저절로 난다>이다.
즉 국화꽃 때문에 고향과 고향 사람들이 그리워져 울게 되었다는 것이다.

孤舟(고주)는 <외로운 배>이다
一繫(일계)는 <한결같이 매어두다>이다
故園心(고원심)은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결국,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은
<외로운 한 배를 늘 매어놓은 것은 고향 생각하는 내 마음 때문이다>이다.

경련(頸聯)에서
작가가 국화 핀 것을 2번째 본다는 것에서 작가는 타향에 2 년 째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결국 지금 고향을 상실한 상태다. 그러나 국화를 보는 순간 작가는 고향이 생각난 것이다.

국화는 가을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춥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생명력을 과시하는 식물 아니던가. 모든 꽃이 시들고 없는 때에 가장 화려한 꽃과 짙은 향기를 풍겨주는 마지막 화려한 생명이 아니던가

여기서 작가는 희망을 본 것이다. 고향에 돌아가는 희망을 말이다. 고향은 작가에게 희망이 며, 고향을 추억하는 우리의 마음은 국화꽃 향기처럼 짙은 것이다. 작가는 고향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나그네에 있어서, 고향과 고향 사람은, 계절의 마지막에 피는 국화꽃 같은 아름다움과 향기와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희망을 븥들어 매는 매체로서 <외로운 배>를 설정하고 그것을 항상 준비하여 강가에 매어두고 있었던 것이다. 배는 외로운 작가의 마음을 언제든 고향으로 운반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경련에서는, 작가가 놓여있는 자연의 정경에서 작가 내면으로 옮겨온다. 이곳에서는 <가을의 상실감을 보상해주는 국화꽃과 고향 가는 외로운 배를 묘사함으로써 나그네 된 처지에서 고향과 가족을 생각하는 사람의 내면 심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련(尾聯)을 보자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다

산문적 의미는, “겨울옷을 준비하는 곳마다 추위가 가까워져 가위질과 자로 재는 일을 재촉하고, 백제성은 높아서 다듬이질 소리가 급히 들리기만 한다.”이다

寒衣(한의)는 <겨울옷>이다
處處(처처)는 <곳곳마다, 여기저기>이다
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은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다>이다
결국,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는
<날씨가 차가워져 겨울옷을 준비하는 작업으로서 가위질과 자질을 서두르다>이다

白帝城高(백제성고)는 <백제성이 높다>이다.
急暮砧(급모침) : 저물녘의 다듬이질 소리가 빨리 들린다
결국,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은
<백제성은 높고 조용해서 저물녘에 들리는 다듬이 소리가 빨리 들린다>이다.

미련(尾聯)에서,
작가는 가족의 한 사람을 타향에 보내고 홀로 남은 가족들의 마음을 표현해주고 있다.
즉 그들은 날이 차가워지자 멀리 떠난 자를 위해 가족은 서둘러 옷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집집마다 변방에 나간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옷 짓는 가위질 소리, 마름질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옷 짓는 것을 재촉이나 하는 듯이 그 소리는 잦아지는 것이다
날이 어둑해지면, 사방은 더욱 고요해져서 옷 다듬는 다듬질 소리가 높은 백제성까지 분명하게 들려오는 것이다.

미련에서는,
객지에 간 가족을 위해 옷 짓고 다듬질을 서두르는 작업을 묘사함으로써, <남은 가족이 떠나있는 가족을 걱정하는 내면 심상>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적으로,
이 시, 추흥(秋興)은 추위에 나뭇잎도 다 시들고, 강물에 물결 치솟고 바람과 구름으로 해빛이라는 자연 조명까지 꺼져버린 변방을 묘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는 <활짝 핀 국화꽃을 보고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을 확인하는 작가의 내면 심상>이 드러나고 있다. 가을시의 걸작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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