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밥 줘라 - 유안진(1941 ~ )
새 아가, 대청마루 시계에 밥 줘라
예 아바임 !
숭늉 대접을 올립니다 아바임
오냐, 시계 밥 줬냐?
예 아바임
아까 전에 진지상 올렸는데, 아직 수저도 아니 드셨사와요
이런 시절 이런 댁의
새아기가 되어봤으면
아니 아니 오히려 시아비가 되었으면.
터무니없는 대화를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있다. 이 시는 예전의 풍습과 인정을 그리워하는 복고(復古)의 마음을 토로한 것이 아니다. 인간사의 깊은 신뢰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지어진 설화(說話)가 지금도 감동적인 것이다. 효(孝)는 생명의 근본을 돌아보면서 그 은혜에 보답하려는 행실(行實)이다.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일수록 모든 관계에는 윤리적인 여유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김명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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