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꽃다발

당신은 한 송이 산나리 꽃 / 임병규

푸른물 2009. 10. 7. 07:41

당신은 한 송이 산나리 꽃 / 임병규



이름 모를 깊은 계곡

벼랑 끝에 피어난

한 송이 산 나리꽃

청순한 입술을 내밀었구나.


행여나 쳐다보아 주는 이

찾아 줄 날을 기다리며

때를 따라 옛 모습대로

피어 있구나.


긴긴 세월 풍우와 고독을

홀로 삼키며

저다지도 자랑스레 피어났건만

겸손히 고개 숙여

수줍은 미소만을 던지는구나.


황홀한 노을빛 가시고

스산한 달빛만이 쏟아지는데

속삭여 흐르는 물소리에 취해

세파를 잊으려 명상에 잠겨드누나.


그러나 그 깊은 의미는

절대자의 섭리에 순종하여

내일을 향한 소명을 다하여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