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용

로마에 가면 로마 화장품을 써라?

푸른물 2009. 5. 28. 11:31
로마에 가면 로마 화장품을 써라?
디올 화장품 연구소장이 말하는 피부 관리법
"피부도 기후에 맞게 변해 현지 화장품 사용해야 효과"

"한국 사람들이 기후가 다른 유럽에서 1년 이상 살게 된다면, 이전에 한국에서 쓰던 화장품은 버려도 좋습니다. 유럽 사람들 피부에 맞게 출시됐고 그 나라에서 유통되는 화장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유럽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한국에서 오래 살게 된다면 아시아인의 피부에 맞춰 개발된 화장품을 골라 사용해야 좋습니다."


피부 특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하이드라 라이프'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만난 크리스찬 디올 화장품 이노베이션 연구센터의 에두아르 모베 자르비(Jarvis) 연구소장은 "피부는 타고난 게 아니라 기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두 달 정도의 단기간이라면 기존에 쓰던 제품을 쓰는 게 맞지만, 해외에서 오래 살게 되면 현지인을 위한 화장품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 간 뒤 피부 결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느꼈거나, 탄력이 없어 보이고 거칠거칠해진 듯하면 현지인들이 쓰는 화장품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백인과 동양인, 흑인은 피부 두께나 피부 결에 차이가 있어 화장품 사용도 달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자르비 연구소장은 "실제 실험을 해보니 어떤 인종이든 피부 그 자체로는 눈에 띌 만한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만난 디올 이노베이션센터 에두아르 모베 자르비 연구소장(왼쪽)과 파트리스 앙드레 민속식물학자./디올 제공

 


▲ 빵빵한 풍선같이 탱탱한 피부를 가꾸고 싶으면 연령대에 맞는 화장품을 골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25세 이후 수분 에센스가 강화된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게티이미지 멀티비츠

"한국인에겐 수분 많은 화장품이 좋아"

디올 화장품의 식물 성분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파트리스 앙드레(Andre) 민속식물학 박사는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겨울이 차고 건조하고 여름이 덥고 습한, 한국 같은 대륙성 기후에선 수분 성분을 좀 더 강화한 산뜻한 제품을 사용해야 하고 유럽같이 연중 온화하고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에서 살게 되면 좀 더 유분기가 농축된 제품을 고르는 게 옳은 선택"이라는 것. 또 같은 수분 크림이라도 아시아에선 촉촉하고 산뜻한 느낌의 젤 타입이 인기라면, 유럽에선 농축된 느낌의 크림 타입을 써주는 게 피부에 더 잘 맞는다고 한다. 최근 들어 화장품 업체들 역시 아시아용, 유럽용으로 따로 제조해 출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분 에센스, 아침저녁으로 바르세요

환경이 바뀐 것도 아닌데, 피부가 칙칙해 보인다면 피부의 수분 보유 상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르비 연구소장은 "물은 특히 표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피부가 수분을 최대한 머금고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헤어 에센스를 바르듯 수분 에센스를 아침저녁으로 꼭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만약 에센스가 함유된 스킨, 로션 제품이 있다면 그런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여기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크림. 주름 관리의 효과도 있지만 일종의 보습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눈가 주름을 없앤다고 눈 밑에 바로 바르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거친 지문이 눈 밑의 부드러운 살을 자극해 피부를 더 약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광대뼈 쪽에 아이크림을 바른 뒤 반원을 그리듯 살살 마사지해주면서 눈가를 향해야 한다.

 


/ 조선일보
싱가포르=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