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 아래 여름이 웃네
- "적은 돈으로 변신 가능" 불황기 멋쟁이의 필수품
미국 패션칼럼니스트 안드레아 아치발드의 올여름 패션 제안이다. "통장 잔고를 걱정할 필요 없이 적은 비용에 변신할 효과적 아이템으로 모자가 제격"이라는 것. 뉴욕타임스는 최근 "모자의 인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반세기 전만큼은 아니지만 재전성기를 맞은 건 분명하다"며 모자의 부활을 보도했다.
패션쇼 런웨이도 '모자의 전성시대'다. 챙이 짧고 윗부분이 찌그러진 빈티지 스타일의 마크 제이콥스 왕골 모자, 과장된 꽃 장식을 단 랑방의 넓은 챙 모자는 이미 중저가 패션브랜드까지 확산됐다. 두상 크고 얼굴 넓은 체형 결점 탓에 유난히 모자 쓰는 걸 꺼리는 한국에서도 올여름 부쩍 '모자족'이 늘었다.
- ▲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페도라와 스커트는 상극
올여름 남녀 불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자는 페도라(fedora). 원래 펠트 소재의 챙이 짧은 중절모 형태의 남성용 모자다. 여름용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라피아(raphia·열대나무 껍질) 소재나 밀짚 페도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름 모자의 강자로 등극했다. 스타일리스트 이경지씨는 "남자 모자로 출발한 만큼 페도라는 반항적이고 중성적인 느낌의 시티룩(city look)에 어울린다"며 "치마보다는 바지와 궁합이 맞다"고 조언한다. 바지를 입을 땐 짝 달라붙는 스키니진보다는 통 넓은 와이드 팬츠나 사루엘 팬츠가 페도라의 중성적인 느낌을 잘 살려준다. 윗옷의 경우 티셔츠보다는 단추 달린 민소매 셔츠나 블라우스를 입는 게 좋다.
바캉스 필수 아이템인 플로피 해트(floppy hat·얼굴과 목을 가리는 커다란 챙 모자)는 바지 차림엔 영 어색하다. 이국적인 프린트나 하늘하늘한 꽃무늬가 있는 원피스를 받쳐 입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살린다. 요즘은 오렌지색이나 파란색 등 원색 플로피 해트도 많이 나온다. 이럴 경우엔 심플한 디자인의 흰색이나 아이보리 원피스를 입어 모자에 시선을 집중시켜야 한다.
■귀고리·목걸이 대신 뱅글·샌들로 포인트
모자를 쓸 때 과도한 액세서리는 금물. 패션전문가 피현정씨는 "귀고리와 목걸이는 자제하고 팔찌나 신발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목선을 가리는 넓은 챙 왕골 모자를 썼을 경우 귀고리와 목걸이는 절대 피할 것. 단, 챙이 짧아 얼굴이 훤히 드러나는 페도라를 선택했다면 달랑거리는 귀고리로 중성적인 느낌을 약하게 할 수 있다.
모자에 집중된 시선은 얼굴 아래에서 분산해 줄 것. 요즘 유행하는 뱅글을 팔목에 여러 겹 레이어드하면 시원해 보인다. 왕골 소재의 클러치나 웨지힐 샌들로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는 것도 방법. 모자가 밋밋하다면 긴 스카프를 한 번 둘러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도 있다.
1. 같은 소재의 모자와 핸드백으로 통일감을 줬다(모자=띠어리, 베스트=쟈니헤이츠재즈, 바지=최지형, 핸드백=헬렌 카민스키).
2. 모자를 이용할 땐 컬러 코디가 중요하다. 모자부터 샌들까지 베이지와 검은색을 조화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모자·클러치=헬렌 카민스키, 원피스=미소니, 뱅글=액세서라이즈).
3. 민소매 블라우스와 바지 차림으로 페도라의 중성미를 살린 스타일(페도라=리플레이, 탑·바지=에스카다, 뱅글=액세서라이즈, 귀고리=이그니스).
모델 정유진(케이플러스), 스타일리스트 이경지, 헤어·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 조선일보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미 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억원대 불가리 목걸이가 서울에 왔어요’ 2010.06.01 (0) | 2010.06.15 |
---|---|
우리 시대의 클래식 애호가] [1] "리모컨 하나로 음악 듣는 시대 LP 갈아 (0) | 2009.07.18 |
로마에 가면 로마 화장품을 써라? (0) | 2009.05.28 |
아름다움을 칭칭 감아봐! (0) | 2009.04.21 |
넌 아직도 가방 하나 들고 다니니? (0) | 2009.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