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낡은 집

푸른물 2007. 4. 29. 09:29

낡은 집 /청수

 

 

 

도시도 아닌 시골도 아닌 어정쩡한 곳에

허름하고 낡은 집 한 채를 보았네.

담은 태풍을 만난 듯 군데군데 허물어져 있고

대문은 떨어져 나간지 오래된 듯 하고

집은 금방 허물어질 것처럼 보이네

 

인기척이 나서 들어가보니

집안은 의외로 정갈하며 온기가 돌아

사람이 살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 평생을 그 집에서 산 듯한 노인이

힘없이 반기는 듯 보이네.

 

 

세월이 흘러서

비록 담은 헐고 대문은 떨어져 나갔어도

내가 사는 집이기에 쓸고 닦아서

아직도 살기에 불편하지 않아

남이 보기에는 허물어져가는

보잘 것 없는 집이라 해도

그 노인에게는 정든 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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