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코스모스

푸른물 2006. 8. 19. 09:44

 

코스모스/ 청수

 

길가에서 가낼프게 웃으면서
서 있는 너를 보노라면
가던 걸음 멈추게 되고
일상에서 잊었던 계절을
찾아 주는 너를 만나면
가을이 온 설렘으로
누구나 한번쯤 시인이 되게 하네.

너는 외로운 여인의 흐느낌처럼
잔잔한 몸짓으로
안아 주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하고
너는 우리의 어머니처럼
겉 모습은 약하나 속으로는 강하여
웬만한 비바람에도
넘어지지 않고 쓰러지지 않으며
다만 연약한 몸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이 애처로워
가슴을 아프게 하네.

그러나 너는 우리에게
약한 자가 힘을 합하면
어떤 강한 힘에도
맞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듯
너는 혼자 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여럿이 함께 있을 때 보기에 더욱 좋아
강한 비바람에도
너의 가녀린 몸으로
비단처럼 하늘거리는
너의 몸짓으로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으며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더욱 꿋꿋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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