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고릴라의 사랑

푸른물 2006. 1. 31. 11:58

고릴라의 사랑 / 청 수

 

아무 것도 무서울 것이 없던 괴물 같은 고릴라가
자기 손 안에 드는 작은 여인을 사랑하면서
고릴라의 비극은 시작 되었네.

괴물 같은 고릴라가 사랑을 하면서 순한 양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미소도 작은 몸짓도
기쁨이고 사랑스런 모습이었네

사랑하는 사랑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의 목숨까지도 내어주는
고릴라의 사랑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네

우리들의 사랑은
머리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마음으로는 자존심의 저울을 달면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손익계산을 따지는데

그리하여 우리들의 세상은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벌판처럼
삭막해져 가고 있어서

고릴라의 순수한 사랑이
가슴을 저리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긴 여운을 남겨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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