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기른 아들이 장성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겠다는데
대견함보다 서운함이 앞서고
기뻐하기보다는 걱정이 앞서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부모는
허수아비 노릇만 하고
그 모습이 너무 초라하여
마음이 상하네
그러나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믿음으로
아들의 입장에 서 보니
가슴이 아파 오네
가난해지면
얼굴이 사나워지고
마음이 비굴해진다는
그 말에서 초연해 보려고
기도로 높아진 벽을 허물고 나니
눈물로 목이 메이네
무너진 부모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으나
부모 자식간의 사랑과 믿음으로
소용돌이치던 강물이
잔잔한 시내로 흐르니
마음의 조각배를 띄어 보내네
사랑하는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복잡해진 마음을
가을바람에 낙엽과 함께 보내며
스산한 가을바람이 부는 날에
2001.11.1 허전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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