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추억 / 청 수
추억의 갈피 속에
사랑의 단풍잎과
이별의 은행잎을
곱게 끼워 넣고서
나를 기억해 달라는
크리스티나 로젯티의 애절함도 아닌
잊혀진 여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리 로랑상의 처절함도 아닌
담백하게
순수하게
맑고
밝게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말이
이끼 낀 고어인 줄 알았는데
생명의 말씀일 줄이야
당신 없는 이 하늘에
환희의 태양도 빛 잃고
그림움의 달빛도 사라지고
기다림의 별빛도 꺼졌는데
캄캄한 하늘 아래
어두운 대지 위에
윤심덕의 사의 찬가를
내가 다시 부른다면
그러나 저 멀리서
아득히 들려오는
그리운 목소리는
마리아의 후손답게
빛의 저녀답게
살아야만 한다네
그리움이 낙엽처럼 쌓이고
소풍 날 기다리는아이처럼
하루 이틀 사흘
손 꼽아 기다리는데
기다림은 그리움의 날개 달고
그리움은 괴로움의 옷을 입고
괴로움은 슬픔 되어
시시각각 나를 물들이는데
웃으면서
웃기면서
즐기면서
즐거워 하면서
당신과 나 사이에
이해의 강이 흐르고
사랑의 징검다리 건너서
영원을 향해 가리라
-젊은 날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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