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풀잎 사랑 / 청 수

푸른물 2024. 2. 9. 08:16

풀잎 사랑 / 청 수

 

모래 담아 밥을 짓고

풀잎 뜯어 국 끓이고

옛날 옛적 동심으로

돌아 갈 수 있다면

 

나는 풀각시 되어

당신은 새신랑 되어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가마 타고 말 타고

 

오손도손 정답게

누이처럼 오빠처럼

친구처럼 연인처럼

아기자기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이 마음 보일 수 없어

냉정의 가면을 쓰고

이 감정 들키기 싫어

무관심의 탈을 쓰고

 

내가 아닌 허수아비 되어

내가 아닌 꼭두각시 되어

시도 아닌 소설도 아닌

어설픈 연극의 주인공이 될줄이야

 

-젊은 날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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