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행복 / 청 수
열여섯 명의 친구들과 함께
예술의 전당에서 이집트 미이라전을 관람했다
마당발이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니
우리에겐 적어도 열여섯 명의 친구들이 있으니
치매에 걸릴 일은 없겠다
사자가 한번 사냥을 해서
다음 사냥 때까지 버티 듯
화요일마다 친구를 만나면
일주일을 버틸 수 있으니
화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친구는 만날 때마다 좋다
싫은 데는 이유가 백 가지 되지만
좋은 데는 이유가 없다
그냥 좋으니까
엄마가 자식이 밥 먹는 것만 봐도
그저 좋듯이
친구와 함께라면
걸어도 좋고
영화를 봐도 좋고
전시회를 관람해도 좋다
노년의 친구는
대화가 통하고
문화에 대한 이해가 통하고
시대에 대한 통찰력이 통하니
긴 말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만나면 그냥 반갑고 좋다
같이 웃을 수 있으니 더 좋다
친구와 함께 웃으며 살 수 있으니
노년의 행복이 바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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