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것의 서러움 ―마광수(1951∼ )
어렸을 때 버스를 타면 길가의 집들이 지나가고
버스는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어렸을 때 물가에 서면 물은 가만히 있고
내가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지금 버스를 타면 집들은 가만히 있고
나만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물가에 서면 나는 가만히 있고
강물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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