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友人會宿 -
벗들과 묵으며
滌蕩千古愁 천고의 근심을 씻어보려고
(척탕천고수)
留連百壺飮 백 병의 술을 잇달아 마셔보세
(류련백호음)
良宵宜淸談 좋은 밤, 청담을 나누기 마땅하며
(량소의청담)
皓月未能寢 달이 밝으니 잠자기엔 이르구나
(호월미능침)
醉來臥空山 취하여 빈 산에 누우니
(취래와공산)
天地即衾枕 하늘과 땅이 곧 이불과 베개로다
(천지즉금침)
시선(詩仙)이라 불리는 이백의 기풍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밝은 달빛 아래, 마음이 맞는 벗들과 둘러앉아서 호탕하게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드디어 취해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베개삼아 드러눕는다는 내용이지요. 계절이야기는 나와있지 않지만 왠지 요즈음같은 봄이 아닐까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천고의 근심이란 무엇일까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근심의 연속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사는 것이 바로 근심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백 병의 술을 마신다고 그것이 씻어지는 것은 아닐테지만, 좋은 친구들과 즐겁게 마시는 동안에는 근심 따위는 멀리 쫓아낼 수 있겠지요. 취기에서 깨어나 다시 맞게될 현실은 그때가서 걱정하기로 하고, 오늘 밤은 그저 기분좋게 취해보는 것.. 그러다가 만취하여 드러누우면 하늘이 이불이 되고 땅이 베개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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