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훌쩍 갔다 문득 오며 밤마다 나타나고
신선도 귀신도 아니고 또 사람도 아니네.
주렴 너머 말이 없으면 알아보기 어렵지만
달이 뜨면 뒤를 따라 절친한 척 다가오네.
등불 아래 손님인가 황홀하게 의심하고
물에 비친 나인 듯이 어슴푸레 보이네.
헛것의 종적이라 찾으면 간데없어
매화 핀 창가에서 진실을 물어본다.
影(영)
倐去忽來每夜因(숙거홀래매야인)
非仙非鬼又非人(비선비귀우비인)
隔簾無語渾難接(격렴무어혼난접)
得月相隨故欲親(득월상수고욕친)
怳惚初疑燈下客(황홀초의등하객)
依稀還作水中身(의희환작수중신)
子虛蹤跡尋無處(자허종적심무처)
更向梅窓問假眞(갱향매창문가진)
―홍한주(洪翰周·1798~1868)
-
/박상훈
'가슴으로 읽는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성대는 세월/ 이 휘사 (0) | 2014.09.26 |
---|---|
즉사 / 정경세 (0) | 2014.09.17 |
푸른 소나물 울타리 (0) | 2014.09.16 |
아내에게 보여주다 (0) | 2013.09.13 |
송어(松魚) (0) | 2013.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