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 / 박병도
생명이신 아버지
내친구의 딸 꼬린느가
죽어가고 있어요
봄날의 꽃들을
겨우 열 다섯 번밖에
보지 못했어요
하늘 나라 정원에도
작은 꽃들이 필요한가요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사랑이 말라 가는 이 땅위에
사랑 꽃 피울 수 있을
꽃봉오리가 더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아버지
언젠가는
당신께로 갈 것인데
좀 더 놓아두시지 않으시겠어요.
우리랑 함께
꽃이 피고 질 때까지
열매 맺기를
믿으면서 빌고
바라겠습니다.
(나쁜 병에 걸린 중학생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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