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는 지난 16일 오전 5시 30분쯤 고흥군 남양면 자신의 집에서 남편 강모(83)씨를 마당에 쌓아놓은 땔감용 각목으로 머리와 가슴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세에 강씨와 결혼한 유씨는 결혼생활 내내 매 맞는 아내로 살아왔다. 사건 당일에도 남편 질병 치료 문제를 두고 서로 말싸움을 벌였다. 남편은 화를 참지 못하고 평소처럼 주먹으로 유씨 머리와 얼굴을 가격했다. 평생을 맞았지만 그날만큼은 아내도 참지 않았다. 손에 잡히는 둔기로 남편에게 대항했다.
제정신이 돌아온 유씨는 남편이 숨진 것을 확인했다. 유씨는 이날 오전 6시쯤 이장 맹모(65)씨에게 갑자기 남편이 쓰러져 사망했다고 알렸고, 인근 장례업체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유씨는 처음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경찰이 피 묻은 둔기와 베개, 숨진 남편의 머리 상처 등을 제시하자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다.
앞서 지난 9일 남편 강씨는 혈관 수축으로 피가 통하지 않아 오른쪽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입원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입원 6일 만에 퇴원을 강행했다. 이를 못마땅히 여긴 유씨는 퇴원일부터 남편과 심한 말다툼을 벌였고, 그럴 때마다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유씨는 "딸만 7명을 낳아 아들을 원하는 남편으로부터 수시로 폭행당해 평생 마음에 응어리가 졌다. 45세에 꿈에 그리던 막내아들을 출산했지만 남편의 구타는 멈추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