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의 새로운 건강 효과가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기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효능이 발표되고 있으며, 국내 인삼 제품의 의학적 효능도 외국 학자들의 연구로 증명되고 있다.
◆홍삼, 간경변·간암 환자 간 기능 개선
모사드 이집트국립연구소 식품공학·영양학부 박사팀은
간암 환자와 C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경변 환자 각각 30명을 대상으로 약물치료만 한 그룹과 약물치료와 한국산 홍삼 복용을 병행한 그룹으로 나누어 11주간 관찰했다.
- ▲ 독감백신 효과를 증가시키고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의 간 기능을 개선해 주는 등 인삼의 다양한 건강 효과가 최근 국제적인 연구에서 증명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 독감백신 효과를 증가시키고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의 간 기능을 개선해 주는 등 인삼의 다양한 건강 효과가 최근 국제적인 연구에서 증명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 환자의 경우, 매일 홍삼 600㎎을 복용한 그룹의 11주 뒤 혈중 바이러스 농도는 약물만 복용한 그룹에 비해 남성 9.2%, 여성 58.4%에 불과했다.
간암 환자 중 매일 홍삼 900㎎을 함께 먹은 그룹을 약물치료만 받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간암 중증도의 지표가 되는 'AFP 효소'가 남성은 53%, 여성은 29% 수준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16일까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독감백신 맞고 인삼 먹으면 면역세포 활성도 2배 상승
이탈리아 연구진은 인삼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를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스카글리온 밀라노의대 교수팀은 건강한 사람 22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독감 백신만 접종하고, 다른 그룹은 백신과 함께 인삼 추출물을 매일 100㎎씩 8주간 복용시켰다. 그 결과, 인삼 추출물을 함께 복용한 집단은 독감이 13%만 발병했고, 백신만 맞은 집단은 37% 발병했다.
스카글리온 교수는 "연구 결과 인삼 추출물 투여군의 면역세포(NK세포) 활성도가 백신만 맞은 그룹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며 "인삼이 면역력을 강화해 독감 백신의 항체 형성 기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창남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면역력이나 간 기능 개선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에 말린 인삼 한 뿌리 정도(4~8g)를 5배의 물에 달여서 먹으라"고 말했다. 이기호 차움푸드테라피 원장은 "두통,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생리불순 등이 있는 사람과 임신부는 인삼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채식·김치 많이 먹으면 인삼 효과 높아져"
한편, 인삼의 효능이 사람마다 다른 원인이 국내 학자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김동현 경희대 약대 교수팀은
최근 우리나라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인삼과 장내 세균의 효소 활성화의 관계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인삼의 효능이 개인마다 다른 것은 장 속에 사는 미생물이 인삼의 사포닌 성분을 분해하는 능력의 차이 때문으로 나타났다.
사포닌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혈액으로 흡수될 수 있을 만큼 분해되어야 하는데, 실험 대상자의 25%는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 중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베타-글루코시다제'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에서는 당근이나 배추 등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나 김치 등 발효식품을 많이 먹으면 베타-글루코시다제가 활성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현 교수는
"채식 위주의 식사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인삼을 먹으면 그동안 인삼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던 사람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의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사상체질학상 소양인은 신체의 상부 쪽(특히 위장)에 열이 많고 장이 약해 인삼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으므로 인삼을 복용해도 효능을 제대로 못 보는 사람은 소양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소양인도 인삼을 발효시킨 홍삼은 효과가 있듯이 야채나 발효식품을 꾸준히 먹어서 장 기능을 개선시켜 놓으면 인삼의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