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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도 쓸개도
속도 배알도 다 빼내버린
빈 내 몸에
너를 들이고
또 그렇게 빈 네 몸에
나를 들이고
비로소 둘이 하나가 된
간고등어 한 손
이 시를 읽으면서 혹시 안동 간고등어를 떠올리진 않으셨는지? 그 멍한 눈 뜨고 그러나 둘이 꼭 껴안고 에어컨 바람을 참아내고 있는 간고등어 한 손. 이런 것도 시가 될 수 있다. 당신의 주변을 ‘들여다보아’라. 마음을 모두어 그 대상들에 당신의 입김을 불어넣어라. 시가 뭐 별건가. 우리 가슴을 잠시 출렁이게 하는 것, 잠시 당신의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는 상황을 잡아채어 주는 것. 이것들 뒤로 시간을, 역사를, 내면을 시가 노래할 수 있을 때 시는 더욱 감동스러울 수 있으리라. 첫출발은 바로 이 지점이다. ‘간고등어’를 들여다보는 지점. 순간 일상이 곧 영원이며 시간이며 역사 또는 내면인 여기에서. <강은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