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사랑노래 - 나기철 (1953 ~ )

푸른물 2010. 7. 1. 11:29

사랑노래 - 나기철 (1953 ~ )


그래,

너 좋을 대로

좋은 사람

잘난 사람

다 만나고



나 같은 놈일랑

한 삼사십 년쯤 후

내가 푹, 쭈그러지면


그때라도

만나주거라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서양 시인 예이츠가 그랬었지. 한 여자를 깊이 사랑했었는데, 그 여자 떠나가자, 다시 그 딸에게 결혼 신청을 했었지. 어찌 그랬을까. 하긴 이 시의 만남의 주인공이 꼭 인간의 사랑이어야 할 리는 없으리라. 다른 그 무엇, 인생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그 무엇, 그러나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잠 못 들게 하는 것, 그런 어떤 것이어도 좋으리라…. 이것이 시를 읽게 하는 은유의 힘이다. 희망의 힘, 기다림의 힘. <강은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