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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월로께 호소를 하여
서로가 내세에 바꿔 태어나
천리 밖에서 내가 죽고 그대는 살아서
이 마음 이 설움 알게 했으면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하던 명필 추사 김정희의, 죽은 아내를 위한 시. ‘내가 죽고 그대는 살아서’의 구절을 읽으면 무수한 이 땅의 결혼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몇 백 년 전의 추사도 중얼거리고 있음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마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하고 있었기에 그 슬픔은 더 절절했을 것이다. 그는 또 이런 추도 산문도 쓰고 있다. “어허! 어허! 무릇 사람이 다 죽어갈망정 유독 부인만은 죽어서는 안 될 처지가 아니겠소…. 지금 끝내 부인이 먼저 죽고 말았으니 먼저 죽어가는 것이 무엇이 유쾌하고 만족스러워서 나로 하여금 두 눈만 뻔히 뜨고 홀로 살게 한단 말이오.” 슬픔과 고독, 그리고 그리움의 삼중주라고나 할까. 시는 바로 이 지점, 슬픔과 고독, 그리움이 함께 있는 곳에서 일어선다. 이 아침 이곳의 모든 결혼들이여, 시들이여, 아름다운 삼중주의 선율을 울리기를. <강은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