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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를 흑인으로 창조하신 것을,
나를 모든 슬픔의 합계로
만드신 것을,
세계를
내 머리 위에 올려놓으신 것을,
나는 센토오르의 옷을 입고
첫날 아침부터 줄곧 세계를 나릅니다.
흰색은 한 번의 성대한 축제를 위한 것이지만
검은 색은 모든 날을 위한 색,
그리고 나는 첫날 밤부터 줄곧 세계를 나릅니다.
‘슬픔의 합계’라는 표현 때문에 이 시를 오늘 아침에는 골랐다. 우리의 오늘은 또 얼마나 슬픔의 합계로 키가 커질까, 하는 생각에. 그러나 슬픔은 기쁨이 있어 슬픔이 아닌가. 베르나르 다디에는 아프리카의 시인이며 희곡작가, 잡지 편집인, 장관 등 여러 자리를 쓰다듬은 이다. 그런 쓰다듬음의 밑자락에는 ‘감사’가 자리 잡고 있다. ‘감사’라는 시적 메시지가 있어 그의 저항시는 흑인 세계뿐이 아닌, 온 세계를 나른다. 슬픔에게도 고통에게도 감사하는 이, 그런 이를 만나고 싶다. 그런 이이면 사랑할 만하리라. <강은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