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추악한 미군’ 폭로 동영상 또 나왔다

푸른물 2010. 4. 18. 07:09

추악한 미군’ 폭로 동영상 또 나왔다

 
2010-04-07 03:00 2010-04-07 09:40 여성 | 남성

“하하, 내가 맞혔다”… 컴퓨터게임 하듯 비무장 민간인 무차별 사격
비리고발사이트 ‘위키리크스’
2007년 바그다드 공습 자료
내부고발자 도움받아 공개



위키리크스가 5일 공개한 2007년 미군의 이라크 공습 당시 동영상 일부. 아파치 헬기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에 공격당하기 직전 카메라를 멘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로이터통신 기자 나미르 누르엘딘 씨와 휴대전화로 통화 중인 운전사 사이드 샤마그 씨의 모습이 보인다. 이들을 본 미군 조종사들은 “어서 그들을 쏴”라고 말했다(①). 미군은 이 카메라를 무기로 착각해 기관포를 난사했고 “계속 쏴”라는 말을 반복했다(②). 부상자를 도우러 온 승합차에도 “12∼15명 정도 되는 것 같다”며 발포했다(③). 사진 제공 위키리크스

이라크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이 로이터통신 기자를 포함해 민간인 10여 명을 무차별 공습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두 조종사가 컴퓨터 게임을 하듯 기관포를 난사하며 주고받는 웃음 섞인 대화 소리까지 고스란히 녹음돼 파장이 예상된다.

5일 정부 및 기업 비리를 고발하는 사이트 위키리크스(www.wikileaks.org)는 2007년 7월 바그다드에서 미군이 공습작전을 수행할 당시 아파치 헬기에 촬영, 저장된 동영상을 내부고발자의 도움을 받아 공개했다. 당시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는 현지에서 고용된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나미르 누르엘딘 씨(22)와 그의 운전사가 포함돼 있었다. 문제의 동영상은 로이터통신의 끈질긴 공개 요청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거부해 왔던 것이다.

17분 분량의 흑백 동영상에 찍힌 공격 대상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카메라를 멘 채 여유 있게 걸어가는 이라크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포착한 미군 조종사들은 “AK-47 소총을 들고 걸어가는 반군이 있다”며 상부에 공격승인을 요청했고, 곧이어 허락을 받아 발포했다. 잠시 후 “하하, 내가 맞혔다” “저기 죽어 나자빠진 놈들 좀 봐” 등의 대화를 계속했다. 부상자가 다리를 질질 끌며 힘겹게 움직이자 추가 공격 빌미를 찾으려는 듯 “어서 총을 잡아, 총만 잡으면 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은 몇 분 뒤 부상자를 돕기 위해 도착한 차량에도 수차례 발포했다. 차량 안에 타고 있다가 부상한 어린이 두 명이 긴급히 다른 차로 옮겨지는 장면을 보고는 “전쟁터에 애들을 데려온 이라크인 잘못”이라고 내뱉는다.

미 국방부는 사건 초기 “반군을 상대로 한 정당한 공격”이라고 했다가 “상대편의 선제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어린이 부상에 대해서는 “왜 다쳤는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미 국방부는 이번 동영상 공개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기밀자료 유출을 이유로 위키리크스에 대한 형사처벌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공개 시점이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민간인 살해 및 사건 은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직후라는 점도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발표에 따르면 2월 미군 특수부대는 임신부 2명을 포함해 아프간 여성 3명에게 총을 잘못 쏴 숨지게 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시체에서 총알을 파내고 상처 부위를 알코올로 소독했다. 상부에는 “여성 3명이 팔이 묶인 채 이미 칼로 난도질당해 숨진 상태”라고 거짓 보고했다고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 타임스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