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 하면 전투적인 이미지"… 정치력 14위·문화력 13위정리=홍영림 기자

푸른물 2009. 8. 18. 10:18

한국 하면 전투적인 이미지"… 정치력 14위·문화력 1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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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8 03:22

[조선일보·한반도선진화재단 공동 기획] G20 국력 비교 [下] '소프트파워' 종합 12위
하드파워보다 순위 밀려 의회 폭력·노사 분규…국가 발전 발목잡는 현상
체육 5위·관광 10위지만 한국인 호감도 17위…문화적 이미지 개선 시급

우리나라 국력의 소프트 파워 경쟁력은 세계 12위 수준이다. 국정관리력, 정치력, 외교력, 문화력, 사회자본력, 변화대처력을 총합한 결과다. 경제력·교육력·과학기술력·국방력·정보력·환경관리력·기초국력 등을 비교해 9위를 받은 하드 파워 경쟁력에 뒤진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 서울대 교수)이 조선일보와 공동으로 실시한 '대한민국의 종합 국력' 조사(본지 8월 15일자 A1·A3면, 16일자 A8면 참고)에서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산업화된 20개 국가들(G20)의 국력을 비교 평가해 나온 결과다

북미와 유럽 등의 선진국들은 대부분 소프트 파워가 하드 파워보다 강세를 보인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연구팀은 "우리나라는 소프트 파워의 영역에서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는 지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인 효과를 중시하는 하드 파워 중심의 국가 발전이 포화에 도달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소프트 파워 분야에서 외교력과 함께 종합 국력의 구성 요소 비중이 10%로 가장 큰 정치력은 G20 국가 중에서 중하위권인 14위였다. 특히 정치력의 세부 항목 중에서 문제로 지적된 것은 정치시스템의 불안정성(17위), 국회 입법활동의 비효과성(16위), 정치인들의 비청렴성(16위) 등이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교육 수준(8위)은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국제적 경험 수준은 낮은 점수(14위)를 받았다. 연구팀은 "정치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정당들이 특정 인물이나 집단 이익을 중심으로 부침(浮沈)을 거듭하지 않고 일정한 공적 가치와 원칙 그리고 정책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폭력과 장외 투쟁으로 국회의 존재가 무색해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준엄한 법적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외교력은 '외교활동의 영향도' 즉 상대 국가를 설득해 지원이나 동의, 협조를 잘 받아낼 수 있다는 능력을 의미한다. 외교력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국력의 실제 영향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외교력은 12위였다. 경제력이 11위인 것을 감안하면 외교력이 경제력에 버금가는 수준은 유지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주요 국제기구 가입 수로 측정한 외교활동 활성도는 7위인데 비해 UN 분담금이나 주요 국제기구 기관장 수, 해외 원조금액 등의 외교활동 영향도는 13위에 그쳤다. 연구팀은 "외교활동의 영향도가 활성도에 비해 낮은 것은 그만큼 외교의 효율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시장·정부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시너지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인 국정관리(Governance) 능력은 G20 국가의 중간 수준인 10위였다. 세부 항목 중에서 정치적 안정성 및 무폭력(7위), 법치(9위), 정부효과성(9위) 분야에 비해 시민의 참여 및 책임성(11위)과 부패의 통제(11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국정관리력은 정부, 시민사회, 시장의 협치(協治)이기 때문에 과거의 정부 주도시대와 달리 시장 부문과 시민사회가 발전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문화는 그 국가와 국민이 갖는 '매력'이고 그것이 곧 국가의 브랜드 파워가 된다는 점에서 국력의 중요한 요소다. 이번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문화력은 종합적으로 13위였다. 세부 분야별 편차가 커서 균형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체육(5위)과 관광(10위)은 비교적 순위가 높았다. 반면 외국에서 우리 국민에 대해 느끼는 호감(17위)과 우리 문화에 대한 호감(18위)은 하위권이어서 문화적 이미지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국회에서 여야 폭력 대결이나 노조 투쟁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한국 사람들의 이미지가 폭력적, 전투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거시 변화 대처력'이란 국가 간의 경쟁과 국제화 등 급격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혼돈과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적응하는 능력이다. 이 같은 큰 변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처능력은 10위였다. 항목별로는 인터넷 활용도(2위), 시장에서의 기업가 정신(4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국민들의 적응력(7위)은 상위권인 반면 벤처자금 조달의 용의성(12위), 기업의 변화적응력(16위), 영어 숙달도(17위), 이질적인 것에 대한 개방적 문화(18위) 등은 저조한 편이었다. 연구팀은 "메가트렌드에 대한 대처능력이 정착되려면 사회체계의 유연성(기업의 변화적응력), 사회체계의 개방성(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태도), 지식창출력(영어 숙달도) 등이 한 단계 상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