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맞아 자녀교육법 책 낸 전혜성 박사
전 박사는 “덕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북스 제공] | |
최근에는 자녀 교육법을 정리한 저서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중앙북스)를 팔순 기념으로 펴냈다. 그런 전 박사와 전화 인터뷰를 하며 교육관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6남매는 물론 11명의 손자까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에 보냈습니다. 어떤 교육철학으로 자녀를 길렀습니까.
“저는 엘리트가 되는 것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철학은 확고합니다.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 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덕망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고 이를 자녀들에게 강조해 왔습니다.”
-한국의 부모들에게 충고를 하신다면.
“아이의 관심사나 재능과는 무관하게 어떻게든 내 아이가 하버드나 예일에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어 하는지의 문제입니다. 아이에 대한 애정이 집착으로 변해선 안 됩니다. 한국의 아이비리그 집착증은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하버드나 예일만 좋은 학교가 아니지 않습니까? 제 아이들은 자기 자식들에게 하버드는 가지 말라고 권하기도 했어요. 하버드의 학풍이 아이의 성격과는 잘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한국 학생이 외국에 유학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충고를 한다면.
“미국의 학교 관계자들이 한국 학생 문제로 제게 상담을 많이 해오고 있습니다. 솔직히 걱정입니다. 중퇴를 하는 등 문제가 늘고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런 문제의 대부분은 유학생의 가족환경에서 비롯한다고 봅니다. 아이들의 유학을 위해 부모가 떨어져 생활하는 게 문제인 것이지요. 멀쩡한 가정을 두고 아이 교육을 위해 부부가 떨어져 생활하다 보면 부모는 ‘내가 이렇게 희생하는데 아이가 당연히 잘해야지’라는 집착을 갖게 되지요. 아이는 죄의식에 가까운 부담감을 지게 되고요. 결국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면 전 박사는 어떻게 했나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적극 활용했어요. 남편과 함께 역할을 적절히 분담했습니다. 부모 중 어느 한쪽에 자녀교육의 부담이 치우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작지만 확고한 원칙을 세우며 가정을 운영했습니다. 아침 식사는 반드시 가족이 함께했고, 정기적으로 가족회의를 열어 집안의 대소사를 아이들과 함께 의논하고 결정했습니다. 한 번 정한 원칙은 확실히 지켰습니다. 가족회의에선 아이들의 말을 경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