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만에 최대의 '일식쇼' 전국서 2시간 40분 진행 37곳 감상 행사 5만 북적
"와, 다시 보인다."22일 오전 10시50분 서울 코엑스에서 일식(日蝕)을 관찰하던 오영석(23)씨는 하늘을 쳐다보며 탄성을 질렀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9시34분부터 시작됐지만 구름이 끼면서 달이 해를 삼키는 장면이 끊어졌던 것. 오씨를 비롯한 1200여명의 시민들은 구름이 물러서며 일식 모습이 보이자 환호성을 질렀다.
22일 오전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각지에서 일식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날 "서울 기준으로 오전 9시34분부터 태양의 오른쪽 귀퉁이가 가려지기 시작해 10시48분에 태양의 78.5%가 가려지는 정점을 이뤘다"고 밝혔다. 태양이 다시 제 모습을 찾은 것은 낮 12시5분.
- ▲ 달이 해를 베어 물었다. 21세기 최장 일식(日蝕)은 전국적으로 약 2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22일 오전 9시52분(맨 왼쪽)부터 20분 간격으로 촬영한 것이다./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일식은 지구와 달의 공전(公轉) 도중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태양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가려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태양이 전부 보이지 않는 개기(皆旣)일식과 일부가 보이지 않는 부분(部分)일식으로 나뉜다.
- ▲ 2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관측용 안경을 통해 일식을 관찰하고 있다./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일식이 정점을 이루면서 "서늘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상청은 태양에너지가 감소하면서 이날 오전 11시 전후로 전국적으로 기온이 섭씨 2~4도 내려갔다고 발표했다.
이번 부분일식은 우리나라에서 2005년 4월 8일 이후 처음이다. 가장 최근의 개기일식은 1887년 8월 19일에 일어났다. 천문연구원은 "다음 부분일식은 2010년 1월 15일에,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북한의 평양지방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음 부분일식은 해가 질 때 일어나 일식의 전 과정을 볼 수는 없다.
- ▲ 사진=신화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