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범의 숨결 깃든 경교장, 복원 시동 걸렸다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푸른물 2009. 6. 17. 10:42

백범의 숨결 깃든 경교장, 복원 시동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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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16 03:22 / 수정 : 2009.06.16 07:25

아들 김신회장과 자문위원 경교장 둘러보며 당시 회상 올해부터 도면설계 착수

26일은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서거한 지 60주년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으로 자주독립과 건국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백범은 1949년 6월 26일 서울 경교장에서 안두희의 흉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서거 60주년을 맞아 백범의 삶과 정신을 되돌아보는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방이 이렇게 좁지 않았는데…. 외양만 그대로지 내부는 전혀 달라졌어. 정문으로 들어오면 바로 선룸(Sun room)이 있었는데 햇빛도 들어오고 꽃도 놓여 있고, 응접실로 썼다고. 1층 왼쪽에는 국무회의실로 사용하던 큰 방이 있었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동 경교장(京橋莊)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아들 김신(金信·87)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과 1946년부터 3년간 백범 선생을 모셨던 김우전(金祐銓·87) 전 광복회장, 당시 서대문경찰서 소속으로 백범 선생을 경호했던 김태헌(金泰憲·86)씨 등이 모였다. 서울시 경교장 복원 자문위원인 김정동(金晶東) 목원대 건축학과 교수와 도진순(都珍淳) 창원대 사학과 교수 등이 경교장 복원을 위해 김신 회장 등의 증언을 듣는 자리였다.

생생한 60년전의 흔적 “저기가 정문이 있던 자리지.” 김신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가운데)이 경교장 발코니에 서서 정문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오른쪽은 김우전 전 광복회장, 왼쪽은 이남헌 백범김구기념관 사무국장./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경교장 2층 '백범 기념실'에 들른 김신 회장은 60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여기 다다미방은 그대로네. 내가 옹진에 출장 갔다가 돌아와 보니 문 앞에 흰옷 입은 사람들이 꽉 들어찼더라고. 아, 이거 무슨 큰일이 났구나 싶었지. 이 방에 (백범 선생 시신이) 누워계시더라고. 병풍이 (시신) 뒤쪽에 놓여 있었고…."

김신 회장 일행은 경교장 곳곳을 둘러보며 옛 기억을 불러냈다. 김우전 전 광복회장은 "남북협상했을 때야. 지하실에 주방이 있었고, 거기 석탄 내리던 곳에 뒷문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백범 선생이 나가셨지" 하고 회고했다.

김정동 교수와 도진순 교수는 준비해 온 사진자료를 토대로 김신 회장에게 경교장의 옛 모습에 대해 물었다. "아래층에 보일러실이 있었는데 구(具)씨라는 사람이 기름을 땠지." "2층 오른쪽이 내 방이야. 그 앞방이 (백범 비서) 선우진 방이고."

안두희의 총탄에 깨진 경교장 2층 백범선생 집무실의 유리창. 지금도 옛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1938년 금광왕 최창학이 세운 경교장은 1945년 11월 23일 조국에 돌아온 백범 김구 선생이 1949년 6월 26일 안두희의 흉탄에 서거할 때까지 3년7개월간 숙소 겸 집무실로 이용한 곳이다. 임정요인 환국 후 첫 국무회의가 열렸고, 신탁통치 반대 운동과 남북협상을 위해 평양으로 떠나는 선생을 지켜봤던 한국현대사의 역사적 현장이다.

백범 선생 서거 이후 자유중국대사관(1949~50년)과 월남대사관(1956~67년)으로 사용됐고, 1968년 고려병원이 인수하면서 내부가 대폭 개조됐다. 지금은 강북삼성병원 부속 건물로 응급환자 보호자대기실·약국·중앙공급실 등 병원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경교장과 이승만 대통령 사저 이화장, 윤보선 대통령의 안국동 집, 박정희 대통령의 신당동 집 등 역대 국가원수 가옥 6곳의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경교장 소유주인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서울시에 경교장을 무상임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경교장 복원 도면 설계를 끝내고 이르면 내년 3월 내부공사를 시작해 2011년 11월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백범 김구선생이 서거하기전까지 살았던 서울 종로구 평동 경교장이 백범 서거 60주년을 맞아 복원 사업에 들어가면서 김구선생의 아들 김신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과 관계자들이 경교장을 찾아 고증을 했다. /이진한 기자